[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셔틀콕 여제' 안세영(24·삼성생명)이 싱가포르오픈 정상을 2년 만에 탈환했다. 아시아개인선수권대회(4월), 제31회 세계여자단체선수권대회(우버컵·5월)에 이어 국제대회 3회 연속 우승이고, 올 시즌 들어 6번째 금메달이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31일 싱가포르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6 싱가포르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슈퍼 750)' 여자단식 결승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 3위)를 게임스코어 2대1(21-11, 17-21, 21-19)로 격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2025년 8강 탈락 이후 이 대회 3개째 획득한 금메달이다.
둘의 맞대결은 올해 들어 처음이었다. '복수전' 키워드가 묘하게 교차했다. 안세영은 전날 준결승에서 세계 4위 천위페이(중국)를 상대로 1시간23분 혈투 끝에 2대1(20-22, 21-12, 21-15)로 짜릿하게 역전승을 했다. 2023년, 2024년에 이어 대회 3연패를 노렸던 지난해 이 대회에서 겪었던 뼈아픈 8강전 패배를 설욕한 것이었다. 두통과 고열 증세를 참고 일군 '부상 투혼'이라 더 짜릿했다.
야마구치는 준결승에서 안세영의 단골 '우승 제물'인 왕즈이(중국·세계 2위)를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야마구치도 '복수'를 노렸다. 지난해 9월 수원빅터코리아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에게 승리한 이후 3차례 맞대결에서 연패했다. 2024년만 해도 맞대결 2승2패로 용호상박이었는데, 2025년 들어서는 1승5패로 압도적 열세였으니 야마구치로서는 '안세영 공포증' 탈출이 급선무였다.
그런 야마구치를 상대로 안세영도 갚아줄 게 있었다. 지난해 수원빅터코리아오픈 패배 이후 야마구치와의 결승 대결은 4개 국제대회 만에 처음이다. 당시 안세영은 직전 중국마스터스대회에 이어 연속 우승 재시동을 노렸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번에도 전영오픈(3월) 준우승 이후 연속 우승 기세를 타던 길목에서 야마구치를 만났다.
또다시 '걸림돌'을 용납하지 않았다. 결승 이전까지 통산 맞대결 17승15패로 박빙 우세인 안세영이지만 최근 1년여 새 압도적 우위를 보인 기세를 앞세웠다.
초반 탐색전으로 시소게임을 하던 안세영은 6-6 이후 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진 야마구치는 실책성 플레이를 남발했고, 안세영은 허점을 놓치지 않고 여유있게 1게임을 선점했다. 2게임에서 안세영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질주하다가 막판 맹추격에 밀려 승부의 균형을 허용했다. 하지만 안세영은 3게임 들어 피말리는 시소게임을 계속 이어가면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고, 막판 연속 득점으로 마침내 포효했다.
한편 남자복식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이상 삼성생명)와 여자복식 세계 3위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는 각각 동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배드민턴대표팀은 장소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이동해 곧바로 이어지는 인도네시아오픈(6월 2~7일)에 출전한다. 안세영은 국제대회 4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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