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이사 스트레스인 줄 알았는데, 암이라고 하네요."
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가슴에 생긴 발진과 극심한 피로를 단순한 스트레스 증상으로 여겼다가 뒤늦게 희귀 혈액암 진단을 받은 사연이 알려져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데일리메일 등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노팅엄셔주 레트퍼드에 거주하는 페이스 히닛(27)은 지난 2023년 여름 가슴 부위에 붉고 가려운 발진이 나타났지만, 당시 직장 승진과 첫 주택 구입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당시 극심한 피로감과 엉덩이 통증, 야간 발한 증상도 겪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피임 방법을 변경한 영향이나 이사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당시 승진을 했고 집을 구매하는 과정도 진행 중이었다"며 "혼자 집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큰 스트레스였기 때문에 피로감을 모두 그 탓으로 돌렸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 동안 발진이 생겼지만 이 역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야간 발한도 피임약을 중단한 영향이라고 여겼다. 평범한 20대 여성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황은 예상과 달랐다.
같은 해 10월 잇몸 감염 치료를 받던 그녀는 치료 반응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치과의사로부터 혈액검사를 권유받았다. 이후 응급실을 찾은 그녀는 검사 결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진단을 받았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혈액과 골수에 발생하는 희귀하고 공격적인 형태의 혈액암으로 알려져 있다.
히닛은 진단 이후 여러 차례 항암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두 번째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투병 과정을 SNS를 통해 공유하며 3만 명이 넘는 팔로워들과 경험을 나누고 있다.
히닛은 "당시에는 이런 증상들이 혈액암의 신호일 수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이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의 기본은 항암치료를 통해 백혈병 세포를 제거하는 것이다. 이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추가 치료가 이어지며, 환자의 나이와 전신 상태, 질병의 특성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특히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 완치를 목표로 조혈모세포이식이 고려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표적치료제나 경구 치료제 등 환자 상태에 맞춘 다양한 치료가 적용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종양혈액내과 윤석윤 교수는 "최근에는 치료 환경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에는 고령이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서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지만, 표적치료제와 저강도 치료제(경구 약제 포함)가 개발되면서 치료 성적이 점차 향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누구나 두렵고 막막한 마음이 들 수 있지만,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회복하고 있다"며 "혼자 고민하기보다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며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늦지 않게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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