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전현무가 친정 KBS의 새로운 승부수로 나선다. '국민 MC'의 친근한 입담과 이영표의 전문성을 앞세운 KBS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중계 1위와 대한민국의 8강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KBS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영표 해설위원, 전현무, 남현종 아나운서가 참석해 중계 전략과 각오를 밝혔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오는 6월 11일(현지시각) 개막해 7월 19일까지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열린다. KBS는 대한민국 대표팀 전 경기와 주요 빅매치를 포함해 총 104경기 중 91경기를 KBS2를 통해 생중계한다.
송재혁 KBS 스포츠단장은 "전 세계의 축제다. 선수의 열정과 각국의 응원이 있다. 그걸 그대로 담기 위해, 저희가 중계권을 지상파 단독으로 확보했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중계권료가 치솟고 있지만, 저희는 수신료를 받는 만큼 공영방송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고 했다.
이어 "4월 중순에야 최종 중계권을 계약해서 준비 기간이 짧았다. 그러나 저희가 경험이 많다. 특히 저희가 AI 활용한 경기 예측, 다국어 번역, 데이터베이스 등을 준비했다. 무엇보다 사람이 최고라 생각한다. 최고의 인력으로 가장 뜨거운 월드컵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 KBS는 '대한민국을 하나로! 월드컵은 KBS'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중계에 나선다. 무엇보다 '족집게 해설' 이영표와 '국민 MC' 전현무를 앞세워 시청자를 공략한다.
해설위원진에는 이영표를 중심으로 박주영, 김신욱, 조원희, 박찬하, 정우원 등이 출격한다. 특히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박주영이 처음으로 월드컵 해설위원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8년 만에 월드컵 해설위원으로 돌아온 이영표는 "선수들이 어떤 마음으로 뛸 지 알고 있다. 대표팀 경기를 응원하는 마음도 제가 느끼고 있다. 선수들과 팬들의 마음을 두루 살펴서, 경기장과 시청자들을 직선적으로 정직하게 연결하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12년 전 제가 했던 말이 아직 회자되는 것을 보고 말의 책임을 느낀다. 옳은 선택을 하고 옳은 말을 하고, 그러면서 팀을 향한 사랑과 응원을 잊지 않는 따뜻한 중계를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캐스터진 역시 화려하다. 남현종 아나운서가 대한민국 대표팀 조별리그 3경기를 전담하며, 전현무는 특유의 친근한 입담과 스포츠 중계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 응원단장' 역할을 맡는다. 이재후, 이영호, 김종현, 김진웅 등 KBS 간판 캐스터들도 월드컵 현장을 책임진다.
특히 전현무는 KBS를 떠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활발히 활동하면서 지난해 '연예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월드컵이라는 가장 큰 무대에서 다시 친정 KBS와 함께하게 됐다.
전현무는 "캐스터로는 신입이다. 무거운 중책을 맡게 됐다"라며 "예능할 때와 다른 긴장감과 부담감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행히 저희 조합에 대해 우려보다는 기대를 해주시는 것 같아서 힘을 얻고 준비 중이다. 축제의 현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족함은 기우와 기세로 채울 예정"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KBS로부터 캐스터 제안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기도 했다. 전현무는 "제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2014년도부터 제안이 있었다. 그런데 제 자리가 아니라고 해서 고사를 했다. KBS 입사 20년이기도 하고, 분위기가 여느 때와 다른 것 같더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어서 12년 만에 수락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때와 달라진 거라면 마음가짐이다. 2002년도 이영표 위원이 뛰셨을 때 그 분위기를 요즘분들은 못 느끼는 것 같아서, 약간은 광대처럼 간다.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축제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간다"고 힘주어 말했다.
자신의 중계 강점에 대해서는 "이런 자유로운 진행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월드컵 중계는 '축잘알' 진행이 대부분이다. 축구보다 야구를 좋아해서, 야구면 마음이 놓일 텐데, 축구는 사실 잘 모른다. 제 전문성과 진행력을 봤을 때, 전문성을 더 끌어올려야 해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호흡이 느리거나, 긴 템포의 경기는 전문성이 떨어져도 현란한 화술로 할 수 있는데, 축구만큼은 빠져나갈 데가 없다. 방송을 많이 함에도 축구 경기 많이 보고 있다. 축구 콘텐츠가 쉬운 콘텐츠가 아니구나라는 걸 실감한다"고 겸손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해 친정 KBS 연예대상을 받은 만큼, 올해 월드컵 중계로 2년 연속 대상 수상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현무는 "작년에 KBS 연예대상을 받아서, 2년 연속 수상을 기대하지 않는 바는 아니다. 늘 기대한다. 연예대상 수상여부는 월드컵 중계와 직결된다. 이걸 망하면 딴 걸 못 하면 안 주실 거다. 홍명보 감독과 같은 마음이다. 제가 실수해도 팀이 올라가면 용서해주실 것 같다. 성적이 안 좋으면, 제 사소한 말실수까지도 지탄 대상이 된다"며 솔직하게 답했다.
배성재 캐스터와 박지성 해설위원을 중심으로 나서는 JTBC와 중계로 맞싸운다는 점도 관심사다. 전현무는 "제가 없다면 '축잘알'의 교과서 같은 중계의 맞대결일 것이다. 유일한 차별화가 있다면 전현무가 꼈다는 거다. 무식하면 이렇게 용감할 수 있다는 걸 몸소 체감하고 있다.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질문을 제가 한다. 축구를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이 보는 게 월드컵이라 생각한다. 그 사람들을 대변하는 역할이다. 그런 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 같다"고 자신했다.
전현무는 공교롭게도 중계 싸움을 하게 된 JTBC에서 '톡파원 25시'로 월드컵 현장을 찾는다.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전현무는 "매우 복잡하게 됐다. 월드컵을 두 개 회사가 중계하는데, 제가 두 쪽 회사에서 간다"고 입을 뗐다.
이어 "KBS가 중계권을 사게 되는 과정이 급박했고, 저도 갑작스럽게 결정이 됐다. 그 당시에는 JTBC 단독 중계인 줄 알고 제가 진행하는 '톡파원 25시'에서 응원하러 가는 게 결정됐다. 그 뒤에 KBS 협상이 이뤄졌다. JTBC는 1회성 예능으로 가고, 나머지는 KBS 캐스터로 간다"고 부연했다.
그러자 이영표는 "이런 점에서 신선하다. 담을 허물어주는 역할을 했다. 상당히 벽이 많이 깨지고 있다"고 말했다.
각자 성적을 예상해보기도 했다. 전문적인 설명으로 32강을 예측한 이영표에게 전현무와 남현종은 또 다른 입장을 밝혔다.
전현무는 "주목해야 할 선수로 이기혁을 꼽고 싶다. 막판에 발탁된 강원FC 선수다. 킬패스를 많이 한다. 왼발 킥으로 바로 발 앞에 떨궈주는 패스를 잘 한다. 체력도 좋고, 몸싸움도 잘한다"라며 "저는 16강 예상했는데, 조심스럽게 8강까지 본다. A조 2위로 올라가서, B조 2위와 만나서 잘 넘기면 괜찮을 것 같다"고 했고, 남현종 역시 "대표팀 막내로 간 배준호 선수를 주목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저도 첫 원정 8강 갔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시청률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이영표는 "원래 시청률은 신경쓰지 않았다. 이번에는 다른 것 같다. 전현무라는 인물의 대상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제 축구 인생에서 처음으로 시청률을 신경쓰게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실제 파리 올림픽 역도 중계에서 18.6%로 시청률 1위를 찍었던 전현무는 "감사히 찍었다. 그때 상대도 공교롭게도 배성재였다. 압도적으로 이기긴 보단, 미세하게 이겼다. 그 정도 차이로 이길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두 개 방송사에서 하니까 둘 다 잘 됐으면 한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저희가 잘 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연예대상을 받을 수 있다"고 거들었다.
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영표는 "좋은 중계는 좋은 경기에서 나온다고 본다.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이기는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해 선수단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전현무는 "제가 바라는 건 딱 하나다. 연예대상 농담이고, '전현무가 그럼 그렇지~'라면서 욕을 먹어도 대한민국 성적만 좋으면 여한이 없겠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것인데 대상 대신 8강 갔으면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한민국은 체코(6월 12일), 멕시코(6월 19일), 남아프리카공화국(6월 25일)과 조별리그를 치른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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