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는 정말 다르다. FA로이드도 아니고, FA 이적 직후 잠재력이 대폭발했다.
KT 위즈 최원준이 그 주인공이다. 최원준은 3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서 4타수 4안타를 몰아치며 팀의 7대6 승리를 이끌었다.
말 그대로 최원준이 '히어로'인 경기였다. 최원준은 이날 우측 펜스 상단을 맞추는 3루타 포함 안타 4개를 몰아친 것으로도 모자라 6-4로 앞선 8회말 LG 2루수 이영빈의 방심을 틈타 그대로 홈으로 파고들어 세이프되는 명장면도 연출했다. LG로선 이어진 9회초 오스틴의 2점 홈런으로 6-7이 됐기에 더욱 뼈아픈 실수였다.
경기 후 만난 최원준의 표정은 밝았다. 지난 5월 한달간 100타수 45안타를 쳤다. 1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전날 5타수 무안타로 끊겼지만, 이날 다시 4타수 4안타를 치며 불씨를 재점화시켰다. 찬스에도 강하고, 우투 좌투 사이드암 등 투구 유형도 가리지 않는다. 말 그대로 '공 보고 공 치기'의 극한이다.
최원준은 '왜 이리 잘하냐'는 말에 씩 웃었다. 이어 "마음이 편한게 제일이다. 겨울에 바꾼 타격폼에도 잘 적응했고, (이강철)감독님이 정말 믿어주시니까 잘하는 것 같다. 쫓기는 마음이 전혀 없다. 요새는 라인업도 안 본다.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여도 내가 1번으로 나가니까…그만큼 캠프 때부터 확실한 믿음을 주셨다"라며 활짝 웃었다.
"쫓기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많이 듣다보니 멘털이 정말 좋아졌다. 어제도 5타수 무안타 쳤지만 잘 맞은 타구가 2개 있었다. 그냥 매일매일의 일과라는 느낌으로 리셋을 하니까 오늘 또 4안타 치지 않나. 한층 더 성숙해지고 단단해진 나를 보여줄 수 있어 좋다."
그는 "지금 시즌 절반도 안했는데, 타격 1위 이런 거 신경쓰지 않는다. 한 130경기 했는데 내가 아직도 맨 위에 있으면 그때는 좀 생각이 많아질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달간 40안타를 친 건 이번이 2번째였다. 2020년 10월에 41안타를 친 적이 있다. 하지만 최원준에겐 '자기 반성'이 우선이었다.
"마지막에 (월간 최다안타, 김재환 46개)기록을 너무 의식했다. 표정이 너무 안 좋았다. 내가 팀 플레이를 못한 거다. 그래서 팀원들한테 피자를 샀다. 너무 티를 낸게 미안했다. 전에 23경기 연속 안타를 친 적 있어서, 한 39경기 이러면 아쉬웠겠지만 19경기로는 아무렇지도 않다. 지금 야구가 정말 잘되고 있는 건 확실하다. 안타가 되든 안되든 좋은 타구를 많이 날리고 있으니까, 나 자신의 타격에 확신이 생겼다."
8회 주루플레이 역시 "이강철 감독님의 신뢰 덕분"이란 답변. KT에서 최원준에게 '그린라이트'를 주기 때문에 항상 연구하며 빈틈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설명이다. 최원준은 "다음 타자가 힐리어드였지만, 잘 쳐도 잘 맞아도 아웃이 되는게 야구다. 앞서 6-0 상황에서 상대 원바운드볼 때 홈으로 파고들지 않은 게 자꾸 마음 한켠에 남아있었다"면서 "오늘의 중요 포인트다, 꼭 점수를 따야한다는 생각에 도전했다. 가능하다면 한베이스 더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고, 이영빈이 달려오다가 멈추는 걸 보고 뛰었다. 거기서 다시 속도와 힘을 붙여서 완벽하게 홈으로 던지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노아웃이나 원아웃이었으면 무리 안했을 거다. 죽어도 좋다는 용기를 내야하는 상황이 있다. 원래 이런 성향이 있었는데, 작년에 NC(다이노스)가 워낙 적극적인 팀이라서, 거기서 감각이 극대화된 것 같다."
최원준은 "모든 게 하늘의 뜻 아니겠나. 어제 못치니까 '아 이제 떨어질 때 됐네'라고 생각한 사람 분명히 있을 거다. 그런데 오늘 4안타 치지 않았나. 절대 우연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쫓기지 않고, 바꾸지 않고, 144경기 같은 마음으로 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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