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은 고통 속, 2군에 커피차 선물...하늘은 그를 잊지 않았다, 세상에 이런 행운이 [인천 현장]

사진제공=SSG 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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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비밀로 해달라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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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슈퍼스타 오타니는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행운이 필요하다며, 그 행운이 찾아오려면 쓰레기를 줍고 착한 일을 하자는 계획을 세웠었던 게 알려져 큰 화제가 됐다. 이후 많은 야구 선수들이 운이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쓰레기를 더 열심히 주어야 했나"라는 농담을 하는 걸 자주 볼 수 있다.

SSG 랜더스 캡틴 오태곤. 최근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팀이 13연패에 빠졌다. 김광현 대신 주장이 됐는데, 그 연패가 마치 자기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구토가 나와 경기를 뛰지도 못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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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오태곤은 14연패를 할 수도 있는 3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지갑을 열었다. 인천 강화에 있는 2군 훈련장에 커피차를 보낸 것이다. 사실 오태곤이 2군에 있는 후배들을 위해 커피차를 보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SSG가 오태곤의 9회말 극적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길었던 연패에서 탈출하자 구단 관계자들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SSG 박슬기 홍보파트장은 "2군 선수들도 팀 분위기를 아니, 소식을 전하지 않다가 연패 탈출이 확정되자마자 커피차 사진 등을 갑자기 보내기 시작했다"며 밝게 웃었다.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키움의 경기. SSG가 9회말 오태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키움에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SSG 오태곤, 최정.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3/

너무 힘들어 죽을 것 같은 순간, 오태곤은 왜 갑자기 커피차를 보냈을까. 오태곤은 "우리도 힘들고 다 힘든 순간이었다. 최근 오후 2시 낮경기를 했는데 날이 너무 덥더라. 우리도 우리지만, 갑자기 2군에서 낮 경기를 하며 고생하는 선수들이 생각났다. 먹고 힘내리는 의미였다"고 말하며 "비밀로 해달라고 했는데"라고 말하며 부끄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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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날도 SSG가 졌다면 오태곤의 미담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팀은 쓰러져가는데, 자기 미담만 알려지는 걸 원하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자기 손으로 경기를 끝냈고, 좋은 일을 한 것도 알려졌으니 기쁨이 두 배였다.

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키움의 경기. SSG가 9회말 오태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키움에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승리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는 오태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03/

왜 오타니 얘기를 꺼냈냐면, 오태곤도 이날 행운이 따랐기 때문이다. SSG가 1-4로 밀리던 6회, 1점을 따라가며 반전 분위기를 만들었다. 무사 1루 찬스서 오태곤 타석이었는데, 오태곤은 2루쪽 땅볼을 쳤다. 만약 여기서 병살이 나왔다면, 분위기상 SSG는 포기 분위기로 갈 확률이 높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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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키움 2루수 서건창이 공을 잡기 직전, 오태곤이 친 타구가 내야 잔디와 흙 경계 부위에 맞았다. 거기 맞으며 튀어야 할 공이 가라앉았고, 서건창의 가랑이 사이로 공이 빠져나갔다. 병살이 안타가 되는 순간. 그 덕에 최정의 희생플라이 타점이 나왔고, SSG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인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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