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역대 코리안 빅리그 타자들 중 이처럼 강력한 컨택트 히팅 능력을 자랑했던 사례는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또 다시 4안타의 폭격을 퍼부으며 타격 부문 최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이정후는 5일(이하 한국시각) 아메리칸 패밀리필드에서 펼쳐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5번 우익수로 출전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를 비롯해 브라이스 엘드리지(3안타 1타점 2득점), 맷 채프먼(4안타 2타점 1득점), 케이시 슈미트(2안타 2타점 1득점), 에릭 하스(만루홈런)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12대9로 승리했다.
1회초 슈미트의 리드오프 홈런과 루이스 아라에즈, 이정후, 엘드리지, 채프먼의 연속 안타로 3점을 선취하며 기선을 제압한 샌프란시스코는 3회 무사 2루서 터진 이정후의 적시 2루타 등으로 3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이정후는 우완 콜먼 크로우의 몸쪽으로 떨어지는 87.3마일 커터를 완벽하게 끌어당겨 우측 파울폴 앞에 떨어지는 라인드라이브 2루타를 날리며 2루주자 아다메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정후는 6-3으로 앞선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좌전안타를 터뜨리며 6득점 빅이닝을 이끌었다. 우완 그랜트 앤더슨의 86.6마일 바깥쪽 체인지업을 정확하게 밀어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했다. 이어 같은 이닝서 또 안타를 만들어냈다. 우완 제이크 우드포드의 몸쪽 93.4마일 싱커를 끌어당겨 또 다시 우측으로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터뜨렸다.
이정후가 한 경기에서 4안타를 기록한 것은 올시즌 4번째, 통산 6번째다. 허리 부상에서 돌아온 지난달 30일 이후에만 3차례나 4안타 이상을 몰아쳤다.
지난달 9일 이후 18경기에서 타율 0.427(75타수 32안타), OPS 1.015를 마크했다. 특히 부상 복귀 후 7경기에서는 타율 0.655(29타수 19안타), 4타점, 8득점, OPS 1.483을 쏟아냈다. 전체 타자를 통틀어 지난 1주일간 가장 많은 안타를 때려낸 타자가 이정후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역사에서 1932년 빌 테리 이후 94년 만에 7경기 단위로 가장 많은 안타를 친 선수가 됐다. 테리는 당시 감독 겸 선수로 뛰며 8월 14~19일까지 7경기에서 21안타를 날렸다.
타격감이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22(208타수 67안타), 3홈런, 21타점, 28득점, 출루율 0.356, 장타율 0.447, OPS 0.803이다.
양 리그를 합쳐 타율 4위로 점프했다. 지난 1일 '톱10'에 진입한 뒤 4일 만에 6계단이나 상승한 것이다. 1위인 마이애미 말린스 오토 로페즈(0.336)와는 1푼4리 차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컨택트 히터라는 동료 루이스 아라에즈(0.325)와는 불과 3리 차이다. 안타 부문서도 공동 10위, NL 공동 6위에 랭크됐다.
아울러 커리어 하이인 1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며 현재 진행 중인 이 부문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마침내 스즈키 이치로가 거론됐다.
토니 바이텔로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경기 후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이치로가 이정후의 영웅임을 알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정후가 이치로의 과거 영상에서 직접 보거나 시즌 중에 본 한 가지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아시아 선수들의 타격 스타일이라는 점이다. 리듬을 갖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이정후는 시즌 초보다 아주 좋은 자세로 타격 준비를 하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MLB는 지난 4일부터 올스타 팬투표를 시작했다. 이정후가 NL 외야 3자리에 포함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희박하다. 그러나 2차 투표 6명에 포함될 수는 있어 보인다. 1차 투표 마감일인 26일까지 지금과 같은 타격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미국 전역에 자신의 이름을 좀더 알릴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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