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홈런으로 봤다."
잠실구장 폴대를 넘어 사라진 타구. 중계화면으로도 정확한 판독은 쉽지 않았다. 결국 입장 차에 다른 해석만 남았다.
SSG 랜더스는 9일 잠실 LG전에서 2대8로 완패했다.
하지만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1회초 2사 1루 4번 타자 김재환의 첫 타석. LG 선발 임찬규의 2구째 141km 몸쪽 높은 직구를 강하게 당겼다. 타구는 엄청난 속도와 탄도로 우측을 향해 뻗어 나갔다. 김재환도 타격 직후 홈런을 확신했다.
잠실구장 우측 폴대 위를 훌쩍 넘어가는 초대형 타구. 하지만 판정은 파울이었다. 벤치에서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을 뒤집지 못하고 그대로 파울로 확정. 폴대를 넘는 바람에 중계화면상으로도 판독이 쉽지 않았다. 5분간 이어졌지만 결국 원심 유지. 머리를 감싸 쥔 채 전광판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김재환은 결과 발표 후 씁쓸한 웃음 속에 다시 타석에 섰다. 볼넷으로 연결했지만 선제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1루에서 함께 결과를 기다리던 LG 오스틴은 '도대체 얼마나 세게 친 거냐'는 듯 놀란 표정으로 제스처를 취했다. 상대 선수마저 감탄하게 만든 초대형 타구.
3루를 덕아웃으로 쓰는 SSG 이숭용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10일 LG전에 앞서 "폴 위로 넘어 벽을 때리는 것으로 봤다"며 "폴을 넘어갔으니 육안으로 판단하는 수 밖에 없는데 나는 홈런으로 봤다"고 확신했다. 이어 "선수들이 힘도 많이 좋아지고 기술도 좋아져서 이제 폴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없나 하는 생각도 해봤다"고 두고두고 아쉬워 했다.
하지만 1루에서 경기를 지켜본 상대팀 LG 염경엽 감독 반응은 정반대였다. "여기서 볼 때는 완전히 파울이었다. 저기 바깥쪽에 맞았으니까"라며 파울임을 확신했다.
크게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
염 감독은 전날 임찬규 호투를 이야기 하다 "김재환의 그 타구가 넘어갔으면 분위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구력이 안 돼서 꾸역꾸역 막았다. 포볼에 안타 하나만 나왔으면 무너질 수도 있었다"며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노련하게 잘 막은 임찬규를 칭찬했다.
김재환이 선제 투런포를 가까스로 피한 임찬규는 5이닝 4안타 4볼넷 1실점 호투로 팀의 연패를 끊으며 시즌 6승(1패)째를 거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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