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괴력의 홈런포 두 방으로 승부를 뒤집으며 잠실벌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경기 후 남긴 소감은 자신의 활약에 대한 자랑이 아니었다. 오직 동료들을 향한 찬사와 고마움 뿐이었다.
오스틴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전,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1볼넷 5타점 3득점 괴력으로 팀의 8대6 승리와 함께 위닝시리즈 확보를 견인했다.
첫 타석부터 오스틴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았다.
0-2로 뒤진 1회말 2사 후, SSG 선발 최민준의 2구째 142km 몸쪽 직구를 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시즌 18호)를 그렸다.
빅찬스는 5회말에 찾아왔다. 2-5로 뒤진 1사 만루. 오스틴은 바뀐 투수 이로운의 4구째 147km 높은 직구를 벼락 같은 스윙으로 잡아챘다. 타구 속도 170.4km, 발사각 20.7도로 빨랫줄 처럼 뻗어 나간 라인드라이브성 타구.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 관중석으로 사라졌다. 단숨에 경기를 6-5로 뒤집는 오스틴의 개인 통산 두 번째 그랜드슬램.
이 홈런으로 시즌 18호, 19호 고지를 연달아 밟은 오스틴은 KIA 김도영과 함께 홈런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오스틴은 7회에도 안타로 출루한 뒤 송찬의의 적시타 때 쐐기 득점까지 올리며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경기 전 LG 염경엽 감독은 힘들었던 4~5월을 돌아보며 "문보경과 문성주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5월 타선은 오스틴이 멱살 잡고 홀로 이끌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6월에도 오스틴은 변함 없는 최고의 활약으로 사령탑의 믿음에 완벽히 보답했다.
경기를 지배한 영웅이었지만,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스틴은 철저하게 자신을 낮췄다. 오히려 힘든 상황에서 버텨준 동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거론하며 공을 돌렸다.
오스틴은 "팀이 이겨서 정말 좋다. 만루홈런을 치면서 더그아웃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었고, 팀 승리에 기여해 기쁘다"면서도 곧바로 투수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오늘 투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특히 새 외국인 투수 리오스는 시차 적응도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출전해 정말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 9회에 올라와 깔끔하게 세이브를 기록한 손주영을 비롯해 모든 불펜 투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만루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올 시즌 강한 타구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그게 홈런으로 연결됐다. 사실 외야플라이라도 쳐서 타점을 올리자는 생각이었다"며 겸손해 했다.
부상 선수들의 복귀로 자신의 어깨가 가벼워진 것에 대해서도 주전과 비주전 모두를 챙기는 따뜻한 면모를 보였다. 오스틴은 "문보경, 문성주가 복귀해 팀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둘이 빠졌을 때 구본혁과 송찬의 선수가 빈자리를 정말 잘 채워줬기 때문에 우리가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묵묵히 버텨준 백업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염경엽 감독 역시 경기 후 "타선에서 오스틴이 역전 만루홈런 포함 2홈런 5타점으로 활약하며 타선을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실력은 물론 동료를 먼저 배려하고 예우할 줄 아는 인성까지 갖춘 '잠실 오씨'. 그가 있어 LG 트윈스의 6월 진격이 더욱 단단해 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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