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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의 능력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건 위기의 순간이다. '용병술'에 따라 승패가 갈리기 마련인데, 특히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감독의 역할이 돋보일 수 밖에 없다.
조 감독으로서도 어찌할 수 없었던 부분일까. 롯데는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 6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했고,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7회부터 10회까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11회초에 마운드에 오른 롱릴리프 박시영이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결승점을 내주면서 분위기가 NC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그러나 10회까지 이어진 팽팽한 승부에서 조 감독은 정규시즌 후반기에 뽐낸 용병술을 고스란히 발휘했다. 선발 린드블럼의 교체 시기가 적절했고, 1-2로 뒤진 8회말 문규현 타석에서 대타 박헌도를 투입해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리게 한 것도 돋보였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 사령탑에게 가장 힘든 부분은 역시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잡는 것이다. 조 감독은 선발과 필승 불펜진을 '정석'대로 마운드에 올렸다.
조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평소 하던대로 하겠다"고 공언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자신의 첫 가을야구 경기를 무난하게 이끌려 했지만, 연장 승부는 역시 힘들었다. 준플레이오프는 3선승제다. 먼저 3승을 따내는 팀이 두산 베어스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조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까지 가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 첫 경기서 천당과 지옥을 오간 만큼 나머지 경기서 더욱 세련된 용병술을 보여줄 지 지켜볼 일이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