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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왼쪽)과 김성배. 스포츠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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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 옳은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은가.'
전성기가 지나 나이가 들고 기량이 하락세를 탄 선수들은 누구나 기로에 선다. 현역 생활을 연장할 것인지 은퇴할 것인지 결정해야한다.
최근 두산 베어스의 두 투수 동기생 둘은 상반된 결정을 했다. 2003년 두산에 입단한 우완 언더핸드 투수 김성배(36)는 지난 8일 팀이 재계약 의사가 없음을 밝혔지만 현역 연장의 길을 택했다. 그는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타팀의 부름을 기다린다.
반면 같은 해 두산에 입단했던 1살 형 정재훈(37)은 은퇴를 결정했다. 지난 해 8월 타구에 오른 팔뚝을 맞아 수술을 했고, 10월에는 오른 어깨 회전근개 부분파열로 관절경 수술까지 했다.
이들의 상반된 선택에는 이유가 있다. 김성배는 아직은 충분히 자신의 공이 리그에서 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어떻게든 마운드에 다시 서고 싶은 생각이 강했다. 반대로 정재훈은 어깨 수술로 재활이 길어지자 더이상 선수 생활이 힘들다고 생각했다.
사실 정재훈은 우리나이로 서른여덟의 노장이지만 스스로 은퇴를 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눈에 띄게 기량이 떨어졌다고 해도 선수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자신은 잘 할 수 있는데 기회가 부족해서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구단에서도 직접 은퇴를 종용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기 일쑤다"라고 귀띔했다. 김성배 정재훈의 동기인 김승회처럼 올 시즌 팀의 필승조로 활약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 마흔 둘의 나이에도 아직도 1군에서 묵직한 구위를 보여주는 임창용(KIA 타이거즈) 같은 선수가 있으니 더욱 그렇다.
올해 마흔다섯인 바톨로 코론(미네소타 트윈스) 역시 내년에도 현역으로 뛰기로 결정했다.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던 선수들은 박수칠 때 떠나기가 더 어렵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결과는 상반됐지만 단호했던 김성배와 정재훈의 결정은 박수받을만 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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