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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무서운 돌풍, 선발 안정 없인 바람 앞 등불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4-02 11:29


4월 1일 오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kt가 두산에 9대 4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kt 선수들.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8.04.01

KT 위즈의 돌풍.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아니면 지난해처럼 초반 반짝일까.

KT개 홈 개막 3연전에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우승 후보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이틀 연속 대역전승(20대8, 9대4)을 거두며 3연전 위닝시리즈를 장식했다. 힘 싸움에서 두산을 눌렀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남은 시즌, 지난 3년과 달리 처참하게 무너지지 않을 기반을 갖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장밋빛으로만 물들면 안된다. 분명한 약점이 있다.

▶8경기 5승, 목표 초과 달성

KT는 시즌 개막을 맞이하며 걱정이 많았다. 의욕은 넘쳤는데, 초반 대진운이 너무 안좋았다. 지난해 통합우승팀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개막 2연전을 시작으로 우승후보로 꼽히는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이 이어졌다. KT는 내부적으로 8경기 4승만 하면 대성공이라고 진단하고 있었다. 이 말은 4승도 쉽지 않다고 봤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KIA와의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SK, 두산을 상대로는 3연전 첫 경기를 지고 남은 2경기를 이겨버렸다. 목표였던 4승을 넘어 5승을 거뒀다.

특히, 두산 3연전 결과는 의미가 있었다. 두산과 안좋게 이별했던 김진욱 감독은 지난해 KT 감독 부임 후 두산전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강팀 두산을 넘어서기 쉽지 않았다. KT 창단 후 단 한 차례도 두산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기록하지 못했었는데,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감독도, 선수들도 자존심이 상했다. 그런 두산을 상대로 이틀 연속 홈런쇼(31일 3개, 1일 4개)를 펼치며 수치스러운 패배를 안긴 건 선수단에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신인 강백호가 기대 이상의 기량을 보여주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고, 멜 로하스 주니어와 윤석민이 개막부터 타선의 중심을 잡아준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팀 홈런이 벌써 20개다. 1등이다.

▶선발진 부진은 불안 요소


하지만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좋아하고만 있을 수 없다.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불안감이 증폭된다. 선발 때문이다.

KT가 이긴 경기들은 결국 방망이의 힘이 발휘된 결과물이었다. 두산전이 그랬다. 선발이 제 몫을 해준 경기는 SK 상대로 거둔 2승 뿐. 그것도 전혀 기대치 않았던 4, 5선발 금민철과 류희운이 깜짝 호투를 해줘 이길 수 있었다.

선발이 이대로라면 추후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타격은 좋을 때 활화산같이 터지다가도, 감작스럽게 침체되는 과정을 겪는다. 시즌 내내 지금의 좋은 타격감을 타자들이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투수, 특히 선발이 무너지면 경기를 제대로 풀어나갈 수 없다.

라이언 피어밴드는 2경기 연속 무난한 피칭을 했지만, 이닝 소화가 5에 그쳤다. 상대타자들이 너클볼에 적응하고 제구에서 흔들리다보니 투구수가 많다. 믿었던 더스틴 니퍼트는 언제 돌아올지, 그리고 돌아와도 전성기 시절 모습을 보여줄지 의문이다. 고영표도 2경기 직구-체인지업 패턴이 읽히며 난타당했다. 주 권은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컨디션이 아니다. 금민철과 류희운이 첫 경기에서는 잘해줬지만, 시즌 내내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칠지도 미지수다. 8경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건 류희운밖에 없다. 퀄리티스타트 1회 기록 팀은 KT와 함께 롯데 자이언츠 뿐이다.

불펜도 잘해주고 있지만, 결국 김재윤이 정상 컨디션을 찾아야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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