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발등에서 계속 타오르던 불은 껐다. 하지만 그로 인한 내상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피츠버그 구단은 사장과 선수들이 모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강정호에 대한 동료애가 아직까지 끈끈하게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프란시스코 서벨리는 MLB 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늘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팬들도 바라고 있었다. 실수를 했지만 강정호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싶다"고 했다. 피츠버그 선수단의 분위기를 잘 대변하고 있는 말이다. 강정호가 남긴 임팩트는 그만큼 컸다.
그러나 이런 훈훈한 분위기와는 달리 메이저리그는 철저히 실력이 우선되는 생태계다. 격려와 환영은 해주더라도 이게 당장 메이저리그 주전 자리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그렇게 보면 강정호의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새로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는 현재로서는 메이저리그에 들어가기 어렵다. 비록 개인 훈련을 해왔다고 해도 1년 반이 넘도록 실전을 치르지 못한 여파가 크기 때문이다.
결국 강정호는 경기 감각을 우선 되찾아야 한다. 강정호는 미국 플로리다 브래든턴에 있는 구단 캠프에서 컴백 프로그램을 소화하게 된다. 여기서는 몸상태 점검과 밸런스 조정이 주를 이룬다. 캠프 프로그램은 가능한 짧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이후 곧바로 메이저리그에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마이너리그에서 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이게 진짜 시험무대다. 여기서 빠르게 적응한다면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해서 강정호의 복귀전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자칫 마이너리그에서 부진할 경우 메이저리그 컴백 시기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모든 것을 결국 강정호에게 달려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