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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슝(대만)=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학구파' 외국인 투수가 왔다. 키움 히어로즈의 새 에이스 역할을 맡아줄 케니 로젠버그다.
그리고 선택한 한명의 투수가 로젠버그다. 미국 출생 1995년생 투수인 로젠버그는 지난해까지 LA 에인절스에서 뛰었다. 빅리그 성적은 17경기 등판 2승3패 평균자책점 4.66이다. 빅리그에서는 선발보다 불펜으로 뛰었고, 마이너에서 선발 경험을 쌓았다.
로젠버그는 22일 대만 자이 현립야구장에서 열린 라쿠텐 몽키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9타자를 상대했다. 3안타 1볼넷 2실점. 연습경기인만큼 피안타와 실점은 크게 의미가 없었다. 로젠버그는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두루 던지며 본인이 원하는대로 투구 감각 체크를 마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평균 구속은 145km가 나왔고 타자들의 스윙 반응, 코너웍 등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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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라쿠텐전 등판을 마치고 만난 로젠버그는 자신의 투구에 만족했다. 그는 "경기 시작하기 전부터 신체적으로 컨디션이 너무 좋다고 느껴져서 굉장히 마음이 기뻤다. 물론 이기려고 경기를 하지만, 오늘은 내가 던질 수 있는 공들을 테스트해봤다. 내가 생각하는대로 공을 컨트롤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충분히 만족한다"며 미소지었다.
처음 상대하고 정보도 많지 않은 대만 타자들을 만난만큼 테스트는 더 순조로웠다. 로젠버그는 "처음 보는 상대인만큼 타자들이 어떤 스윙을 하는지 보고, 또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고 바로바로 투구에 적용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오늘 상대 타자들도 내 투구 패턴 예측이 가능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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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키움과 계약을 하자마자 KBO리그 주요 타자들의 타격 영상 수십개를 찾아봤다. 이미 여러 선수들의 이름과 소속팀, 타격 스타일을 살펴봤고 여전히 열심히 분석 중이다.
로젠버그는 가장 인상깊었던 타자로 KIA 타이거즈 김도영과 두산 베어스 양의지 등을 꼽았다. 그는 "그 타자들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 타자들이 미국 타자들보다는 보통 더 컨택 위주의 타격을 하는 것 같아서 그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공부를 하고 있다. 또 타자들을 포함해서 모든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려고도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며 웃었다. '김, 이, 박, 최, 정' 등 비슷한 성씨들이 많지만, 이름을 외우려는 노력은 사실 그 나라를 존중하는 노력이기도 하다.
대만 스프링캠프 전까지 아시아 지역에 한번도 와본 적이 없었다는 로젠버그는 캠프에서 선수단 식사로 제공되는 한국 음식은 물론, 모든 분위기에 빠르게 적응하고 또 긍정적으로 즐기고 있다. 로젠버그는 "아시아는 처음이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국 음식도 맛있고, 선수들이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는지 다 보고 배우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한국어 인사와 간단한 단어 등도 이미 습득 완료다.
로젠버그는 두 아들을 둔 가정적인 남편이다. 아내와 아들들은 다음달에 한국에 들어와, 올 시즌 서울에서 함께 생활할 예정이다. 그가 에인절스를 떠나면서 빅리그의 꿈을 접고,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가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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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수는 1명이지만, 같은 미국 출신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와 거의 매일 시간을 함께 보내며 의지가 되고 있다.
로젠버그는 "팬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1선발로서 해야할 역할이 어떤 것인지 생각을 많이 하는 중이다. 그냥 내가 마운드에서 공을 잘 던지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 팀에는 어린 투수들이 많이 있다. 이 투수들에게도 조언을 많이 해주고, 이 선수들이 믿음을 줄 수 있는 형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 키움의 모든 선수들과 신뢰를 쌓아나갈 수 있는 에이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큰 책임감과 동기부여를 다짐했다.
가오슝(대만)=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