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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예능이 연예기획사의 '가내공업'으로 제작되는 시대가 열린다.
연예기획사가 예능 컨텐츠 제작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스타 매니지먼트에 회사의 운명을 맡기는 것에 한계를 인식한데서 기인한다. 가수와 배우의 경우 발굴과 양성에 있어 큰 투자 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에 큰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한다. 각종 스캔들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터져나오며, 대형 스타를 탄생시켜도, 다음 세대를 이어갈 회사의 '얼굴'을 연이어 배출하기 어렵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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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들을 수집한 YG 역시 자본력을 바탕으로 즉각 예능 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하게됐다. 자사 가수들은 물론, 앞서 영입한 유병재, 안영미 등 알토란 같은 인재의 활용에도 선택지를 넓혔다.
반면 방송사는 씁쓸한 표정이다. 공채로 선발해 잘 키워 온 PD들이 시장 논리에 의해 대거 이적하는 현실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KBS는 계열사(KBS 미디어, KBS N)와 공동 출자한 자회사 '몬스터 유니온' 지난해 설립했다. 드라마와 예능 등 강력한 방송 콘텐츠의 기획, 제작한다는 목표 이면에는 자사 인재의 유출을 막기 위한 보금자리 마련이라는 의도가 숨어 있다. '몬스터 유니온'은 서수민PD와 유호진PD를 모셔오며 컨텐츠 생산의 멍석을 깔아줬다.
하지만 여전히 PD들의 기획사행은 가속될 전망. 한 방송사 관계자는 연이은 공채PD들의 이탈을 두고 "패닉"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PD들을 대상으로 회의를 소집해 의견을 수렴하고 불편 사항을 개선하는 등 '잡아두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연봉을 크게 상회하는 계약금에 너도나도 유혹을 느끼고 있다"며 "누가 언제 나갈 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새 시대에 적응해야 하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ssale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