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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사전제작드라마 위기론을 정면으로 드러내는 작품이 바로 SBS 수목극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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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사전제작 드라마 중 유일한 성공을 거둔 KBS2 '태양의 후예'를 떠올려보자. '태양의 후예' 역시 피드백이 불가능하다는 같은 조건에서 시작했지만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배우의 연기, 연출, 대본의 합이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송중기 송혜교 진구 김지원의 연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이응복PD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웅장한 스케일의 영상을 만들어냈다. 김은숙 작가의 대본 또한 굉장한 오글거림과 개연성의 가출로 혹평을 받기는 했지만, 어쨌든 '송송커플'과 '구원커플'의 캐릭터를 잘 잡아냈고 특유의 '대사발'이 통했던 것만은 사실이다.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태양의 후예'는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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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애틋하게'는 지지부진한 신파와 계절감에 맞지 않는 영상, 몇몇 배우들의 연기력 부재로 뭇매를 맞았다.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 '안투라지'는 차마 논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작품성을 보여줬다. 굳이 사전제작이 아니었더라도 과연 이 작품들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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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임당'은 아직 초반부이고 이영애와 송승헌, 그리고 SBS 수목극에 대한 기본적인 믿음이 있기 때문에 재편집을 통해 이러한 약점을 커버한다면 심폐소생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한 관계자는 "드라마 흥행 공식은 아주 간단하다. 재밌으면 본다. 클리셰 범벅이든, 정말 뛰어난 발상과 필력으로 무장한 작품이든 일단 시청자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런데 최근의 사전제작 드라마는 이러한 기본은 잊은 작품이 많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판권 판매와 수익 창출에 더 관심을 쏟다보니, '작품의 완성도와 서사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는 사전제작 소기의 목적을 잃어버렸다. 이를 뒤엎고 작품성과 배우의 연기력에 집중한 진짜 사전제작드라마가 나오지 않는한 실패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