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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훈정(43) 감독이 범죄 액션 영화 '브이아이피'(영화사 금월 제작)를 둘러싼 '여혐 논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여름 극장가 마지막 텐트폴 주자로 나선 '브이아이피'. 2012년 개봉한 '신세계'로 468만2492명을 동원하며 범죄 액션 영화의 신세계를 연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일찌감치 관객으로부터 눈도장을 찍었다. 순제작비 65억원으로 만든 중형급 영화로 '군함도'(류승완 감독)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청년경찰'(김주환 감독)와 함께 여름 극장가 흥행을 이끌 허리급 영화로 기대를 모은 것.
하지만 반대로 생각지 못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 '브이아이피'다. 지난 23일 개봉된 이후 불거진 '여혐 논란'. 국정원과 CIA의 비밀스러운 보호를 받는 북에서 온 귀빈 VIP 김광일(이종석)이 영화 속에서 저지르는 여성 살인 묘사가 결국 문제를 일으킨 것. 나체로 벌벌 떠는 여성 피해자를 조롱하는 듯한 김광일의 수하들, 그리고 잔혹한 살인을 적나라하게 화면에 담은 '브이아이피'에 여성 인권 유린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몇몇은 '브이아이피'에 '1점 평점 테러'를 보내며 극도의 불편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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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아이피'의 '여혐 논란'에 대해 그 누구의 탓도 아닌 연출의 탓이라 말하는 박훈정 감독. 사실 영화가 개봉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논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박훈정 감독은 관객의 반응이 더욱 당황스럽기도 했다. 모든 화살을 자신의 무지(無知)의 탓이라며 자책하는 박훈정 감독이다.
"관객이 충분히 불편해하고 많이 힘들게 볼 줄 알았지만 그럼에도 연출적인 판단으로 밀고 나갔는데 생각보다 더 크게 관객은 받아들였네요. 사실 제 주변 지인들이 거의 남자예요. 그래서 제가 인지한 정도도 남자 관객이 보는 정도의 불편함이었어요. 여성 관객의 불편함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잘못이죠. 제가 젠더감수성이 부족했죠. 무지했어요. 다음 작품부터는 이런 디테일한 지점까지 생각하고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반성을 하게 됐어요. 좀 더 넓게 많이 생각하는 감독이 돼야겠다는 다짐을 했죠."
한편, '브이아이피'는 국정원과 CIA의 기획으로 북에서 온 VIP가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이를 은폐하려는 자, 반드시 잡으려는 자, 복수하려는 자,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드라마.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이 가세했고 '신세계' '대호'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워너브러더스 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