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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북한1호·지드래곤·깽깽이국수…'강철비' 속 히든코드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12-20 16:22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첩보 액션 영화 '강철비'(양우석 감독,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제작)의 숨겨진 히든코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의 최고 권력자가 남한으로 긴급히 넘어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강철비'가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심상치 않은 흥행세를 과시하고 있다. 판타지 액션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1', 김용화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 휴먼 영화 '1987'(장준환 감독, 우정필름 제작)과 함께 올겨울 빅3로 꼽히고 있는 '강철비'는 첫 번째 주자로 12월 대전 포문을 확실하게 연 것.

실제로 '강철비'를 관람한 관객들은 한국영화 최초 핵전쟁을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라는 점과 현 남북 정세를 예측한 듯한 리얼한 스토리, 현실을 담은 묵직한 메시지, 화려한 액션 등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양우석 감독의 탄탄한 연출과 곳곳에 배치된 디테일한 구성에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강철비'에서 단 한 번도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 북한 권력 1호의 정체와 한국영화 최초 지드래곤의 음악을 사용한 이유, 깽깽이국수와 햄버거 등 각종 먹방을 비중 있게 다룬 의미에 대한 궁금증을 낳고 있는 것. 북한 1호부터 깽깽이국수까지 '강철비' 속 히든코드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최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가진 '강철비'의 양우석 감독은 북한 권력 1호에 대해 "영화 속에서 북한 권력 1호는 단 한 번도 얼굴이 등장하지 않는다. 초반을 제외하곤 대부분 부상으로 누워있는 연기를 했는데 더미(촬영용 마네킹)가 아닌 실제 배우를 캐스팅해 연기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 우리가 가진 북한 1호에 대한 이미지가 있지 않나? 만약 '강철비' 속에서 북한 1호의 얼굴이 나왔다면 관객은 이야기를 몰입하기보다는 '북한 1호의 모습을 얼마나 닮았나?'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그때부터 이야기의 몰입감이 흐트러지는 것"이라며 "그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북한 1호의 얼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다. 또한 북한 1호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것은 갑자기 다가온 실체 없는 문제를 더욱 혼란스럽게 받아들이길 바라는 연출 의도도 있었다. 감당할 수 없는 숙제처럼 위험의 질량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Missing You(Feat. 김윤아 of 자우림)'를 영화 속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것 역시 양우석 감독의 나름의 재치있는 노림수가 담겨있었다는 것. 양우석 감독은 "어떤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할지 국내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모두 모아 자료 조사를 했다. 젊은 관객에게 재미를 선사 하고 싶었고 아무래도 엄철우(정우성)와 곽철우(곽도원)의 딸이 좋아하는 노래를 떠올렸을 때 걸그룹보다 보이그룹이 더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지드래곤 팬이기도 했는데 아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지드래곤이 북한에서도 인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드래곤의 곡을 다시 들어보다 '삐딱하게'가 눈에 들어왔다. '삐딱하게'는 지드래곤의 솔로 2집인데 솔로 2집 타이틀이 '쿠데타'다. 여러모로 '강철비'와 의미가 맞아 선택했다. 'Missing You'는 지드래곤도 좋았지만 자우림의 김윤아가 피처링을 맡아 애정이 갔던 곡이다. 그녀의 보이스가 흘러가는 이야기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양우석 감독은 영화 속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햄버거, 깽깽이국수에 대한 의미도 전했다. 극 중 햄버거 먹방은 오랜 심문으로 지친 엄철우에게 곽철우가 건네는 미제음식이다. 결과적으로 엄철우 대신 곽철우의 입에 들어간 햄버거는 관객에게 예상치 못한 웃음을 선사한 장면이다. 또한 깽깽이국수는 엄철우가 당의 지령을 받기 위해 요원과 접선하는 장소로 국숫집이 등장하고 이후 남한에서는 곽철우와 엄철우가 적개심을 풀고 마음을 나누는 장면에 등장하는 먹방 신이다.



양우석 감독은 "사실 햄버거 먹방 신은 깽깽이국수 신을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 우리 영화에서 햄버거 먹방신은 세 번이 나온다. 곽철우가 아들, 딸과 오랜만에 밥을 먹는 장면, 엄철우에게 제안하는 장면, CIA 한국지부원 조앤 마틴(크리스튼 댈턴)이 곽철우를 찾아왔을 때 탄 트럭의 그림 등 세 번 나오는데 이런 포인트의 연결고리를 찾으면 '강철비'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소가 된다. 그리고 깽깽이국수는 잔치국수의 북한말이다. 보통 음식을 함께 나눈다는 뜻으로 식구라는 표현을 쓰지 않나? 이념을 떠나 같은 민족의 식구를 음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평범한 사람들처럼 함께 음식을 먹으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또 그렇게 허기를 채우는 평범한 삶을, 보통의 삶을 엄철우와 곽철우 모두 바라고 있다. 잔치국수도 평범한 재료로 담백하게 맛을 내지 않나?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남한이나 북한이나 모두 즐겨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깽깽이국수를 중요한 먹방신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강철비'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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