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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유아인이 영화 '국가부도의 날' 속 윤정학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느꼈던 것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극중 윤정학은 위기에 베팅하는 과감하고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자 현실이 된 국가부도의 상황을 생생하게 목도하는 인물. 모두가 경제 성장을 낙관하던 때, 외국 투자자들의 철수 조짐과 실물 경제의 심상치 않은 징후를 포착, 다니던 금융 회사에 과감히 사표를 내고 개인 투자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유아인은 기회주의자로서의 뜨거운 욕망부터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숨길 수 없는 인간애까지, 복잡하고 다층적인 캐릭터를 생생하게 소화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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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배우가 원톱이 되는 영화 시나리오가 가득한 충무로에서 김혜수가 원톱이 돼 이끌어가는 흔치 않은 영화 '국가부도의 날'. 유아인은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임에도 이 작품을 택한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이제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저는 그런 걸(분량)을 크게 생각하지 않고, 그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선택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유아인은 시나리오 선택 기준에 대해 "그 어떤 한 부분이라도 마음에 들고 흡족한 부분이 있다면 선택할 수 있다. 캐릭터에 대한 공감대 때문에 선택하기도 하고 스토리의 매료돼 선택할 때도 있다. 영화에 참여하는 감독님아 제작진일 수도 있다. 그 어떤 부분이라도 제가 공감할 수 있고 몇가지의 밸런스가 맡다면 저는 기꺼이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혜수, 허준호, 조우진과 달리 IMF 시대를 직접적으로 겪지 않은 유아인은 "물론 직접적으로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IMF라는 현대사의 이야기가 지금에도 공감대를 이루기 충분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돈 때문에 울고 울어본, 돈 때문에 흔들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 삶 속에 끌어들일 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한다"며 "제가 저와 동시대에 있는 분들, 혹은 저보다 어린 세대에게 이 역할을 전달하는 일정 부분의 역할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영웅적이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방관자적이지도 않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일 수도 있는 윤정학이라는 인물이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대입시킬 수 있게 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각종 경제 관련 소식과 뉴스를 보면서 어려운 경제 용어를 능수능란 사용하는 윤정학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저는 진짜 경제 쪽에는 강하지 못하다. 제태크 이런 것도 전혀 모른다. 그런데 윤정학이라는 인물은 그냥 금융맨이 아니라 지금 경제 상활을 꿰뚫는 선견지명을 가진 인물이 아닌가. 그래서 경제 관련 뉴스를 더욱 열심히 봤던 것 같다. 한참 영화를 촬영하고 있을 때 비트코인이 큰 사회적 이슈였는데 관련 뉴스도 열심히 봤다. 단순한 현상보다는 그런 상황 속에서의 사람들의 감정이나 국가적 상황을 파악하려 노력했던 것 같다."
한편, 영화 '스플릿'(2016)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국가부도의 날'에는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 28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UAA, 김재훈 포토그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