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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
배우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요소다. 물론 '연기력'이 1순위이겠지만 미모가 스타의 인기에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K-콘텐츠가 태동하던 1960년대부터 '트로이카'라는 말로 미모의 여배우 3명을 추려내기도 했으니 스타라는 정의에서 미모가 차지하는 우선순위는 역사도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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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3세대 트로이카는 일반적으로 원미경 이미숙 정애리로 정의된다. 정애리 대신 이보희가 포함되기도 하는데 80년대 당시는 에로물이 홍수를 이뤘던 시기였기 때문에 정애리를 제외하고는 에로 영화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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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들어서는 수많은 스타들이 뜨고 지는 상황에서 세대를 구분해서 트로이카를 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다. 하지만 시대를 풍미한 미모의 여배우들은 꾸준히 등장했다. 90년대 초반에는 최진실 김희애 채시라를 트로이카로 꼽는 이들이 많다. 최진실은 말할 필요 없이 당대를 좌지우지했던 여배우였다. 김희애는 출연하는 드라마를 시청률 대박으로 이끄는 '시청률 제조기'였다. MBC '아들과 딸' 61.1%, '폭풍의 계절' 51.1%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채시라는 갸녀린 몸매와 청순한 미모로 하이틴 스타 대열에 들어섰고 MBC '여명의 눈동자'를 통해 연기파 배우 자리까지 차리하며 인기를 모았다.
90년대 후반은 김희선 심은하 고소영의 시대였다. 이들은 각 분야를 막론한 맹활약을 펼치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안방극장을 주름잡았던 김희선, '8월의 크리스마스' '미술관 옆 동물원' 등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심은하 그리고 CF계를 휩쓸었던 고소영까지 90년대 후반 연예계는 이들이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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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는 미모의 여배우들의 '난립'(?)한 시기였다. K-콘텐츠가 대형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위로는 손예진 임수정 이나영 한예슬 한지민 김하늘 하지원 등부터 아래로는 수지 김태리 김고은 등 수많은 인기 여배우들이 탄생했다. 여기에 아이돌 출신 배우들까지 가세하며 2010년대는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2020년대, 아직은 성장형인 연기력보다는 미모를 기준으로 놓고 볼 때 트로이카라고 불릴만한 이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tvN '눈물의 여왕' 타이틀롤인 김지원이 그 중 한 명이다. 김지원은 '눈물의 여왕'을 통해 흥행력까지 과시하고 있다. '눈물의 여왕'에서도 잦은 타이트 클로즈업을 통해 김지원 '얼굴 보는 맛'을 부각시키고 있다. 2010년 '오란씨' CF에 등장했던 당시 김지원은 이국적인 외모가 돋보이는 비주얼로 이미 '완성형 외모'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후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등으로 차곡차곡 필모를 쌓은 그는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연기력까지 인정받았다.
고윤정은 미모에 비해 빛을 늦게 본 케이스. 2016년 한 대학생 잡지 커버 모델로 이름을 알린 고윤정은 여러 작품을 거쳐 tvN '환혼: 빛과 그림자'로 주연을 맡았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고윤정은 지난 해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에서 무한 재생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이자 체대 입시상 장희수 역으로 꽃을 피웠다. 체육복과 교복으로도 빛나는 미모를 자랑했다는 평을 받으며 그는 단숨에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한소희는 등장부터 미모가 빛을 발했다. 2020년 JTBC '부부의 세계'에서 재력가 집안의 외동딸이자 이태오(박해준)의 내연녀 여다경 역을 맡으며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첫 방송부터 갑자기 등장한 한소희는 숨을 멎게 하는 미모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알고 있지만' '마이네임' '경성크리처' 등을 통해 연기력을 차근차근 쌓아올리고 있는 중이다.
사실 이들은 아직 연기력보다는 미모로 더 이름을 알리고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 하지만 2020년대를 대표하는 미모의 여배우들이 될 가능성은 꽤 높은 상태다. '2020 트로이카' 단 3명에게만 주어지는 그 이름을 이들이 얻어낼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