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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앞둔 제주, 'ACL 쇼크' 털어내야 한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6-01 17:05



고개 숙일 시간은 없다. 그래서도 안된다.

지난달 31일 제주가 주저 앉았다.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우라와 레즈 원정경기에서 0대3으로 졌다. 탈락했다.

자신감이 있었다. 1차전을 2대0으로 이겼다. 0대1로 패해도 8강에 갈 수 있었다. 한데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우라와의 공세에 밀렸다. 제주 답지 않았다. 결국 무릎 꿇었다.

실망스러운 결과, 그러나 절망해선 안된다. 다시 고개 들어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해야 할 일도 많다. 당장 FA컵을 코 앞에 두고 있다. 6일 수원과 붙는다. 16강전 단판승부다. 물러설 수 없다. 떨어지면 끝이다. 전장은 제주월드컵경기장. 안방이다. 자존심 회복의 기회다.

다시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ACL 쇼크'를 털어내야 한다. 일단 회복이 관건이다. 빡빡한 일정으로 피로가 누적됐다. 쉼 없이 달려왔다. 제 아무리 '더블 스쿼드'를 구축한 제주지만, 부담스럽다. 제주는 회복훈련과 충분한 휴식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제주 축구'에 대한 믿음도 지켜야 한다. 제주는 자신들만의 공격 축구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기존 아기자기한 패스 축구에 힘과 속도를 더했다. K리그서 보기 힘들었던 축구를 한다. 연계와 시원한 돌파가 살아 숨쉰다. 이번 우라와전 참패로 흔들려선 안된다. 오히려 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제주답지 않게 라인을 내렸기에 우라와에 당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하던대로 했다면 나았을 것이란 평가다. 누구보다 제주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멘탈'이다. 흥분을 식혀야 한다.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사실 제주하면 떠오르는 건 '침착함'이다. 크게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너무 얌전해서 조성환 감독이 답답해할 정도였다. 그러나 우라와전에선 제대로 '뚜껑'열렸다. 연장 후반 이성을 잃었다. 우라와 선수들의 과도한 세리머니가 원인이었다고 제주는 설명했다. 승리에 대한 갈망이 그만큼 컸다. 이기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 8강 가고 싶었다. 모두가 그 마음을 안다. 그럼에도 과했다. 이유야 어떻든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 흥분하는 쪽이 진다. 그게 프로의 세계다.

감정의 터널에서 나와야 한다. FA컵이 제주를 기다리고 있다. 제주다운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게 제주를 위한 길이다. 팬들이 원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어떤 순간에도 냉정함을 유지하는 것. 제주가 지향하는 진정한 강팀의 필수 조건이다.


조 감독은 우라와전 후 "16강에 오른 유일한 K리그 팀이었는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원정 응원단뿐만 아니라 K리그 팬들에게 좋은 경기와 매너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FA컵을 통해, 그리고 K리그를 통해 다시 보여주면 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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