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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 슈틸리케 경질 망설이지마라, 정회장까지 위험해진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7-06-14 07:08


정몽규 회장과 슈틸리케 감독 대한축구협회

이제는 대한축구협회(정몽규 회장)가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 이미 한 차례 기회를 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재신임했다. 그 잘못된 판단의 결과를 똑똑히 봤을 것이다. 이라크와의 친선경기에서 무득점으로 비겼고, 승리했어야 할 카타르전에서 졌다. 또 다시 기회를 주는 건 판단 미스이자 직무 유기다. 이미 재신임이 잘못된 결정이란 사실이 결과로 드러났다. '결과론'이란 말은 회피일 뿐이다. 대표팀 사령탑은 결과로 말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다시 이용수 기술위원장 주재로 기술위원회를 소집하는 모양새를 갖출 필요도 없다. 최종 결정은 보스인 협회장이 하게 돼 있다. A대표팀이 더 망가지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당장 수장을 경질하는 게 올바른 판단이다. 선수들의 기량은 단기간에 발전하지 않는다. 결국 팀 성적의 책임은 사령탑에게 묻는 수밖에 없다. 그게 바로 감독의 숙명이다. 동시에 위기에 쓸 수 있는 가장 빠른 돌파구다. 정몽규 회장은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회수해야 한다.

더이상 울리 슈틸리케 감독(63)에게 한국 축구 A대표팀을 맡기는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 이대로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축구팬들의 실망감을 넘어선 분노와 비난이 하늘을 찌를 기세다. 팬들의 반응을 차치하더라도 내일이, 미래가 안 보인다.

우리 A대표팀은 분명 한수 아래인 카타르와의 원정 경기에서 또 한번 실망스러운 경기를 했다. 수비라인이 무너지면서 연속 실점으로 질질 끌려다녔다. 한국프로축구연명의 협조로 대표 선수를 조기 차출해 훈련까지 했지만 크게 달라진 모습은 발견할 수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과 이용수 위원장 대한축구협회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카타르 원정에 앞서 "한번 만 더 믿어달라고 했다. 승점 3점만 생각하겠다. 카타르에 대한 모든 분석을 마쳤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94분 후 이번만큼은 하는 기대는 역시나 하는 체념으로 바뀌었다. 태극전사들은 무기력했다. 결과와 내용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한국의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변화가 없다면 설령 운좋게 가까스로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나간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한 차례 경질 위기에 몰렸었다. 지난 3월이었다. A대표팀은 중국 원정에서 0대1로 졌다. 졸전이었다. 그리고 시리아전에선 간신히 1대0로 승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두고 심각한 논의를 했다. 고민 끝에 대안이 없다며 슈틸리케를 재신임했다. 대신 정해성 수석코치를 선임, 슈틸리케 감독을 돕도록 했다.

3개월 만에 다시 소집된 A대표팀은 결과적으로 달라진 게 별로 없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태극전사들은 아시아의 약체 팀들을 상대로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지도력 부재가 빚어낸 참사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위기를 극복할 그 어떤 리더십도, 용병술도 보여주지 못했다. 우리 대표팀은 이번 최종예선 원정에서 무승행진을 계속 이어갔다. 이대로는 답이 보이지 않는다. 감독 교체라는 극약 처방만이 남았다. 팀 분위기를 바꾸지 않으면 한국축구의 미래는 없다.


다음 경기인 8월말 이란전까지는 제법 시간이 있다. 슈틸리케를 경질하고 후임자를 선택할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적은 것도 아니다. 더이상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없다. 그만큼 한국 축구는 치명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만에 하나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감독이 문제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 수뇌부에 대한 맹비난과 사퇴 압박이 거세질 것이다. 한국축구를 대표해 FIFA 평의회에 입성한 정몽규 회장의 입지마저 흔들릴 수 있다.

한국은 14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카타르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서 2대3으로 분패했다. 한국은 4승1무3패(승점 13)로 가까스로 A조 2위를 유지했지만 9회 연속 본선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과의 승점차는 단 1점이다. A조 1위 이란은 일찌감치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지만 한국은 안갯속이다.

한국의 9차전 상대는 이란(8월 31일)이다. 그리고 마지막 10차전은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이다. 예선 최종전이 사생결단 단두대 매치가 될 공산이 커졌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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