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 성남시의회에서 난데없이 강원FC 운영비가 이슈가 됐다.
성남FC와 비교대상이 됐다. 성남FC 지원을 담당하는 시 체육진흥과장이 강원FC에 대한 강원도의 지원 규모를 거론했다. 이 담당자는 '강원FC는 도에서 보조해준 것만 120억원이고 실제 쓰는 건 한 250억 정도 된다'고 주장했다. 250억원의 운영비는 K리그 클래식 상위권인 제주 유나이티드, 울산 현대가 쓰는 금액보다 많은 수치다. 이를 두고 팬들 사이에선 강원FC이 과연 올 시즌 어느 정도 운영비를 썼느냐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가 외부에 밝힌 올 시즌 구단 운영비 목표는 '200억원+ α'다. 강원도 및 메인스폰서인 강원랜드의 지원금 외에도 홈경기 입장수익 및 구단 차원의 스폰서십 등을 합한 금액이다. 실제 지원 받은 금액은 두둑했다. 강원도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지방보조사업 성과평가를 근거로 40억원을 구단에 배정한데 이어 4월 추경(추가 경정예산 편성)에서 30억, 9월 2차 추경으로 50억 등 총 120억원을 지원했다. 성남시 측의 주장이 맞는 것이다. 40억원인 강원랜드의 후원금과 5억원에 맺은 코인원과의 스폰서십 계약, 후원의 집 등 지역 마케팅 활동 등을 감안하면 180억원 안팎의 예산이 만들어진다. 과거 결산 내역에 근거한 250억원의 추정치에는 못 미치지만, 조 대표가 목표로 잡은 200억원에 근접하는 수치다.
K리그 구단 대부분이 모기업과 지자체로부터 운영비를 지원 받는다. 제주, 울산을 비롯해 전북 현대, FC서울, 수원 삼성 등이 한해 받는 지원금 규모는 100~200억원 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같은 모기업(포스코)을 둔 포항과 전남은 각각 10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지원금을 받고 있다. 시도민구단 중 올 시즌 지자체로부터 100억원이 넘는 운영비를 지원 받은 구단은 강원 단 한 팀 뿐이다. 지원금 및 운영규모가 '기업구단급'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강원FC가 강원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은 2018년 평창올림픽이었다. 4년 만에 클래식 무대로 승격한 강원FC가 동계올림픽을 앞둔 도내에 스포츠 붐을 일으켜야 한다는 역할론이 제기되어 왔다. 강원FC도 적극적인 마케팅 및 홈구장 운영 상황 등을 이유로 평창알펜시아스타디움에서 올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했다. 두둑한 주머니는 알짜배기 선수들을 끌어오는 밑바탕이 됐고 그룹A행을 일구는 결과물로 나타났다.
문제는 내년이다. 동계올림픽이 마무리 된 이후에도 강원FC가 올해 만큼의 지원을 받을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동계올림픽에 활용된 시설유지비만 수십억원에 이르러 도 재정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상당하다. 인건비 대폭 상승 등 살림 규모가 커진 강원이 올해보다 적은 지원금으로 과연 재정을 정상적으로 꾸려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치적 변수도 있다. 내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강원FC에 대한 두 차례 추경 건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만약 지원금 규모가 줄어들면 이적료 미지급 같은 연체 사태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전 가능성도 있다. 강릉, 평창에 비해 마케팅 여건이 좀 더 나은 춘천으로 홈구장을 이전하면서 활로가 트일 수 있다. 지난 22일 춘천 홈경기서 올 시즌 구단 최다관중(7438명)을 동원한 것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최문순 강원도지사 역시 든든한 지원군이다. 최 지사는 지난 22일 조 대표와 전북전을 함께 관람했다. 최 지사는 강원FC 정상화를 위해 지난 2016년 조 대표를 직접 데려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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