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약속의 모리뉴 2년차'와 '김기동 2년차'…"적응 끝" 서울 2년차에 우승 승부수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5-02-07 06:30


'약속의 모리뉴 2년차'와 '김기동 2년차'…"적응 끝" 서울 2년차에 …
사진제공=FC서울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약속의 모리뉴 2년차'.

'스페셜 원' 조세 모리뉴 페네르바체 감독이 특정팀을 맡아 2년차에 무조건 메이저 트로피를 챙긴다는 '2년차 공식'은 축구팬 사이에선 유명하다. 모리뉴 감독은 첼시 1기 2년차인 2005~200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우승했고, 인터밀란 부임 2년차를 맞이한 2009~201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와 유럽챔피언스리그, 코파이탈리아를 석권하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 2년차인 2011~2012시즌엔 라이벌 FC바르셀로나를 꺾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우승했으며, 첼시 2기 2년차인 2014~2015시즌 다시 한번 EPL 트로피를 높이 들었다. 2016년 맨유 지휘봉을 잡은 후 토트넘, 로마를 거치면서 '2년차 법칙'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모리뉴 감독이 유달리 2년차에 접어들어 성적을 내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를 들 수 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가 영입되고, 선수들이 자신의 전술과 지도방식에 적응하고, 리그 스타일과 상대팀 특징을 분석하는 데 1년 남짓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물론, 포르투와 맨유 시절처럼 첫 시즌부터 성과를 냈던 적도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서울에서 2년차를 맞이한 김기동 감독의 도전에 시선이 쏠린다. 2024시즌을 앞두고 서울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첫 시즌에 팀을 파이널A그룹(1~6위)에 올려놨다. 2019년 이후 4시즌 연속 하위 스플릿에 머물렀던 서울은 최종 순위 4위를 차지하며 선두권을 위협하는 팀으로 부상했다. 2022년 리그 우승팀과의 승점차가 30점이었던 것과 비교해 지난해엔 14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서울이 리그에서 16승 이상을 기록한 건 2017년(5위) 이후 7년만이었다. 지난해 6월 전북 원정에서 7년 만에 전북전 무승 징크스를 끊어낸 김 감독이 패배 의식에 젖은 팀에 '할 수 있다, 이길 수 있다'라는 위닝 멘털리티를 심은 건 4위 그 이상의 효과다.

지난해 김 감독과 함께하는 첫 번째 동계훈련 때 선수들은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김 감독이 주문하는 전술적 움직임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김 감독이 원하는 경기력이 발휘되지 않아 승점을 충분히 쌓지 못한 이유다. 1년 동안 김 감독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김기동 축구가 서울 선수들 몸에 입혀졌다. 이번 동계 때 훈련 과정이 전년 대비 한층 매끄러웠다고 한다. 여기에 김 감독의 입맛에 맞는 국가대표 풀백 김진수, 윙어 문선민, 하드워커 미드필더 정승원을 영입하며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모리뉴의 2년차'처럼 '김기동의 2년차'에 기대를 걸만한 이유다. 지난 5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참가 K리그 4개팀 미디어데이에서 김판곤 울산 감독과 박태하 포항 감독이 서울을 우승 대항마로 지목한 바 있다. 서울은 9년 전인 2016년 마지막으로 정규리그 우승했다.

김 감독은 이미 '전 직장' 포항에서 '2년차 성공'을 경험했다. 2019년 시즌 도중 포항 사령탑에 오른 김 감독은 2년차이자 프로 사령탑으로 맞이한 첫 번째 풀 시즌인 2020년, 남다른 지도력으로 포항을 리그 3위와 코리아컵 4강에 올려놓았다. '기동 매직'이라는 수식을 탄생시킨 김 감독은 3위팀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최초의 역사를 썼다. 김 감독은 "올해는 '설렘'보단 작년보다 좋아질 거란 '기대감'으로 시즌에 임한다"며 "작년보단 더 세밀하고 퀄리티있는 축구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은 오는 10일 일본 가고시마 2차 전지훈련을 마무리한 뒤 구리GS챔피언스파크로 복귀한다. 15일 제주 원정이 시즌 개막전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