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죽지 않는다" '한국과 인연' 78세 아드보카트 근황, 자메이카에 안 지면 20년만에 월드컵 간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무나 월드컵'에 도전장을 내민 감독 중엔 한국 축구와 깊은 인연을 지닌 딕 아드보카트 퀴라소 축구대표팀 감독(78)이 있다.
네덜란드 출신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퀴라소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까지 단 90분만을 남겨뒀다. 퀴라소는 대회 북중미 3차예선 조별리그 B조에서 3승2무(승점 11) 무패를 질주하며 2위 자메이카(승점 10)를 승점 1점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3위 트리니나드 토바고(승점 6)와 4위 버뮤다(승점 0)는 이미 탈락이 확정됐다. 공교롭게 19일 오전 10시(한국시각)에 펼쳐지는 최종전 상대가 자메이카다. 자메이카 킹스톤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패하지만 않으면 조 1위를 확정짓는다. 북중미 3차예선에선 조 1위 3개팀이 본선에 직행하고, 2위팀 중 성적이 좋은 2팀이 대륙간 플레이오프(PO)에 나선다.
인구가 15만명이 조금 넘는 퀴라소는 본선에 오르면 월드컵 역사상 최소 규모 국가로 등극한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아이슬란드의 면적은 퀴라소보단 넓다. 과거 허더즈필드, 레인저스, 버밍엄 시티에서 뛴 미드필더 주니뉴 바쿠나는 "정말 미친 일이다. 퀴라소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일이 될 것"이라고 영국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10년 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0위였던 퀴라소는 현재 82위까지 점프했다.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고, 북중미연맹에 속한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자동 진출하면서 퀴라소는 더 유리한 상황에 놓였다.
'백전노장' 아드보카트 감독이 역사를 썼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024년 1월 단기계약으로 퀴라소 지휘봉을 잡아 이번 예선 9경기에서 7승을 쓸어담았다. 그는 네덜란드, 아랍에미리트, 대한민국, 벨기에, 러시아, 세르비아, 이라크 등 국가대표만 8팀 맡았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네덜란드의 8강을 이끌었고, 2006년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을 맡았지만, 조별리그 탈락을 막지 못했다.
PSV 에인트호번, 레인저스,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선덜랜드, 페예노르트 등 다양한 유럽 클럽도 이끌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북중미월드컵 본선에 오르면, 월드컵 역대 최고령 감독이 된다. 종전 최고령 기록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71세 나이로 그리스를 이끈 오토 레하겔 감독이 보유했다. 20년만의 월드컵 진출은 전례를 찾기 힘든 대기록이다.
다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퀴라소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기에 '개인 사정'으로 자메이카전을 직접 지휘하지 않을 예정이다. 퀴라소는 맨유 유스 출신 미드필더 타이티 총(셰필드 유나이티드) 등 네덜란드 출신 선수가 주를 이룬다.
북중미 3차예선 A조에선 수리남이 사상 첫 본선 진출을 꿈꾸고 있다. 수리남은 5경기에서 2승3무 승점 9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파나마(승점 9)와 승점이 같지만, 득실차에서 3골 앞섰다. 수리남은 18일 과테말라 원정을 떠나고, 파나마는 같은 시각 엘살바도르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지금까지 요르단, 우즈베키스탄, 카보베르데 등 3팀이 사상 최초로 본선 티켓을 챙겼다. 엘링 홀란(맨시티)이 이끄는 노르웨이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27년만에 본선행을 확정했다. 4번 포트권인 퀴라소와 수리남(랭킹 126위)은 2번 포트를 확정한 홍명보호의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가 될 수도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2025-11-18 07:1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