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의 일이다.
경마는 특수사업이다. 여타 공기업과 다른 점이 수두룩하다. 일반인의 상식이나 잣대로 보기 어려운 곳이다. '경마 문외한'인 낙하산 인사들이 취임하면 위와 같은 해프닝이 종종 일어나곤 한다.
역대 마사회장들은 대부분 취임 초기 의욕적이었다. 하지만 경마에 대해 아는게 없다보니 조직 체계나 행정 제도 개편에 머물렀다. 가장 손대기 편한 장외발매소 명칭은 새 회장 취임 때마다 달라졌다. 명칭의 변천사를 모두 아는 마사회 직원이 몇 명이나 될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제부터라도 경마를 진정 사랑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인사를 마사회장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말처럼 묵묵히 뛰어온 경마 종사자들과 힘을 모아 한국 경마사를 써내려갈 수 있는 인물이 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경마 종사자들이 그간 일궈온 노력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더 이상 직원들로부터 고소당하는 회장이 나와선 안된다.
<전 스포츠조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