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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기능 안전성 논란 휩싸여…소유주들 불안 호소

장종호 기자

기사입력 2018-04-06 08:37


1억원이 넘는 미국 전기차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이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며 국내 소유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국내 일부 소유자들이 오토파일럿으로 고속주행 중 차량이 급감속을 해 사고가 날 뻔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 이같은 소유주들의 경험담이 온라인상에 속속 올라오면서 다른 소유주들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하면서 오토파일럿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테슬라는 생산차질로 인한 자금난, 대규모 리콜, 자율주행차 사망사고, 신용등급 강등 등 '겹악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놓였다.

▶고속주행중 급감속…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에 의문

최근 온라인에 테슬라 소유주들이 내비게이션 및 오토파일럿 기능의 오류 등을 호소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오토파일럿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던 차량이 주행중 급감속을 수차례 반복했다는 것.

오토파일럿은 레이더, 카메라, 센서 등이 차량 주변을 지속적으로 살피면서 스스로 계산해 사고나 추돌을 방지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모델S를 소유한 A씨는 "지난달 중순 오토파일럿 기능으로 강원도 동홍천IC~속초IC 고속도로 구간을 달리던 중 차량이 갑자기 시속 30㎞로 급감속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토파일럿 기능을 껐다가 다시 켜보았지만 이같은 현상은 여러 차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유주 B씨 역시 서울의 차량전용도로를 주행하던 중 시속 80㎞에서 갑자기 시속 40㎞로 속도가 뚝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주행 중이던 차량의 급감속은 자칫 뒤따라오던 차량과의 추돌사고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이런 급감속의 원인에 대해 차량 내비게이션의 오류를 지목하는 소유자들의 의견이 상당수 있다. 오토파일럿 기능은 차량에 장착된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안정된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결국 내비게이션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새로운 도로 등에서 자율주행 기능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고속도로가 시작되거나 끝나는 구간에서는 내비게이션이 해당 도로를 국도로 인식, 자율주행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따라 소유주들은 부실한 내비게이션 업데이트와 관련, 테슬라측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소유주 C씨는 "테슬라측이 지난해부터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아직도 일정 등의 내용을 고지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대해 테슬라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에서 내비게이션 및 다른 시스템 개선을 위한 업데이트를 추진중"이라며 "글로벌 전체가 동시에 시행되기 때문에 약간 지체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미흡한 차량의 자동주차 기능도 소비자들을 황당하게 만들고 있다. D씨가 온라인에 공개한 테슬라 모델S의 자동주차 영상을 보면 내부 화면엔 차량이 완벽하게 주차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외부에서 보면 차량은 주차선 안에 있기는 하지만 대각선처럼 삐딱하게 서 있는 모습이다.

다른 소유주들이 온라인상에 올린 자동주차 영상 역시 이와 비슷해 해당 기능의 오류 및 결함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소유주 E씨는 "첨단기술이 탑재된 혁신적인 차량이라는 기대감에 1억원이 넘는 가격임에도 차량을 구입했는데 최근 발생하고 있는 오류 등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여러 부문에서 획기적 발전으로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스템이나 프로그램 소프트웨어 등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각종 악재에 '휘청'…파산 가능성도 나와

이같은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최근 미국에서 발생한 차량사고로 확산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고속도로에서 테슬라 신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모델X가 도로 분리대를 들이받고 다른 차량 2대와 연쇄 충돌했다.

이 사고로 30대 운전자는 사망했고 차량은 충격과 화재로 차 앞쪽부분이 거의 사라졌다. 일각에선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해당 차량은 사고 직전 자율주행 모드가 켜졌던 것으로 알려져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1주일간 사고 조사를 한 테슬라는 "운전자가 도로 분리대와 충돌하기 전 150m 떨어진 상태에서 약 5초 동안 시야를 방해하는 것은 없었다"며 자율주행 모드 작동 사실을 공개했다. 또한 "사고 운전자는 앞서 운전대에 손을 올리라는 음성·시각 경고 사인을 몇 차례 받았음에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다만,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왜 도로 분리대를 감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지난 2016년 5월 플로리다에서 테슬라 모델S 차량이 충돌해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에 대해서도 이 회사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는 생산 차질에 따른 자금난, 대규모 리콜, 신용등급 강등 등 연이은 악재에도 시달리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하반기 보급형 차량인 '모델3'를 출시하면서 업체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40만명 이상이 예약금을 내고 모델3의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모델3는 지난해 3분기 260대, 4분기 2425대만 출시됐고 올해 1분기도 9766대만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테슬라는 자금난에 휩싸이게 됐으며, 여기에 지난달 말 한파로 인한 볼트 부식을 이유로 2016년 4월 이전에 생산된 세단 모델S 12만3000대를 대상으로 대규모 리콜까지 밝히면서 신뢰도에 금이 갔다. 결국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테슬라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기까지 했다. 일부에서는 테슬라가 4개월 안에 파산할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내놓기도 했다.

한편, 국내에서 테슬라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400대를 판매했으며, 이 중 약 70%는 법인 명의로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모델S 90D의 국내 판매 가격은 1억2100만원부터 시작하며 풀옵션가는 1억6135만원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각종 악재들로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테슬라의 모델S. 출처=테슬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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