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중 휴대전화 관련 완전자급제 정책을 확정할 예정이다. 관련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여는 등 정책 수립을 위한 의견수렴 작업에 나섰다. 정부는 이달 중 정책을 마련, 내년까지 현재의 자급제폰을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개별 휴대전화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모든 휴대전화 모델의 자급제폰 출시 가능성을 타진한다. 국내 업체 뿐 아니라 애플, 화웨이, 사요미 등 업체 관계자들과도 면담에 나설 방침이다. 자급제폰 출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단말 종류가 다양해지고 가격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급제폰 유통망 확대를 당부하고, 자급제폰 확대 때 휴대전화 개통과 관련해 개선할 부분이나 6만 명의 휴대전화 유통업체 종사자의 생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는지 등을 파악해 개선방안을 찾기 위한 차원이다.
이통사와도 간담회를 갖고 자급제폰 구매 때 이통사용 폰 구매 때와 같은 수준의 편의성을 보장하고 현 휴대전화 보조금·요금 할인 혜택을 유지하도록 당부할 방침이다.
그러나 과기정통부가 수립한 완전자급제 정책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급제폰 판매 모델만 늘리는 것은 통신료 인하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완전자급제의 도입이 근본적인 취지인 '이동통신서비스 가입과 단말 판매 분리'를 통한 유통구조 투명화가 바탕이 되야만 제대로 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은 오는 6일 단말기·통신 유통구조 혁신을 위한 '완전자급제 2.0 제정법 주요내용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뒤 통신서비스와 단말기 판매의 완벽한 분리를 골자로 한 완전자급제 2.0 제정법을 발의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완전자급제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는 민심의 풍향계를 역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이미 발의된 개정안만으로는 이통시장에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온 이용자 차별, 불투명한 가격구조, 통신매장 중심의 유통구조를 해결하는데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인정상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완전자급제에 반대한 채 자급제폰 한두 종류를 더 출시한다고 단말기 가격이 인하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법에 근거해 단말기 판매와 통신서비스를 분리하지 않는다면 법제화에 준하는 단말기·서비스 가격 인하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