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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중국에서 6개월 동안 혼수상태에 있다가 깨어난 여성이 자신을 극진히 간호했던 남자친구가 가해자였다고 밝힌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에 사는 린잉잉은 20살이던 지난 2013년 온라인을 통해 리우펑허와 만나 사랑에 빠졌고, 함께 빵집을 운영하며 평범한 삶을 시작했다.
그녀가 의식을 잃은 동안, 리우는 매일 기저귀를 갈아주고, 뒤집고, 마사지하는 등 극진히 간병을 했다.
그는 심지어 그녀의 병원비를 충당하기 위해 약 20만 위안(약 4000만원)의 빚을 지기도 했다.
린이 깨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사들의 설명에도 리우는 "나는 평생 여자친구와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가장 헌신적인 남자친구'라고 불리며 전국적인 응원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기적이 찾아왔다.
린이 약 6개월 후 깨어난 것이었다. 말은 할 수 없었지만 가족들은 기적으로 여겼다. 그리고 반전이 시작됐다.
리우는 한때 함께 살았던 아파트로 그녀를 다시 데려갔다.
이후 리우는 린의 부모가 찾아오는 것을 막았고 결국 린은 친정으로 돌아가 요양을 하기 시작했다.
리우는 빚을 갚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린과의 연락을 끊었다.
2015년 4월, 린은 말을 할 수 있게 되자 할머니에게 진실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빵을 태운 것 때문에 리우가 밀대로 머리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의식을 잃었다고 말했다.
린은 이전에도 리우에게 여러 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모바일 게임 문제로 휴대폰을 부수거나, 가슴을 가격한 적도 있었으며, 얼굴이 심하게 부어 호텔에 숨어 지낸 적도 있었다. 그녀는 부모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 이 모든 사실을 숨겼다고 했다.
의식이 돌아오자 리우는 린에게 가족을 해치겠다고 협박하며 침묵을 강요했다.
결국 2016년 4월 리우는 체포되었고, 조사 과정에서도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고의 상해죄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으며, 린 가족에게 25만 위안(약 50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최근 린은 건강을 회복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상태가 됐으며, 이 사건은 랴오닝 법원이 공개한 뒤 중국 전역에서 가정폭력에 대한 뜨거운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네티즌들은 "그는 두 얼굴을 가진 악마다", "린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그녀는 진정으로 용감한 사람", "리우는 뻔뻔하게 사기극을 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