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그림은 그려졌다.
코칭스태프가 꾸려졌다. 운명의 쿠웨이트전(2월 29일)을 앞두고 열흘 전 국내파를 먼저 소집할 계획이다. 나흘 전인 25일에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통해 실전 감각을 점검한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신임 최강희 A대표팀 감독에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가 있다. 유럽파다. 그는 쿠웨이트전에서는 K-리그 베테랑을 중심으로 팀을 꾸리겠다고 했다.
이상과 현실은 또 다르다. 상황이 미묘하다. 박주영(27·아스널)은 산 넘어 산이다.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티에리 앙리까지 두 달간 임대로 가세했다. 입지는 더 좁아졌다. 지동원(21·선덜랜드)은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새해 첫 축포를 터트리며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 이름 석자의 무게가 달라졌다. 그러나 큰 변화는 없다. 교체멤버다. 90분을 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구자철(23·볼프스부르크)은 쿠웨이트전에 경고누적으로 아예 결장한다. 셀틱의 '코리안 듀오' 차두리(32)와 기성용(23)만 건재하다.
과연 유럽파 없이 쿠웨이트전을 치를까. 관심이 쏠린다. 최 감독은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틀의 방향은 잡혀있다. 장기적으로 유럽파의 배제는 있을 수 없다. 단 쿠웨이트전은 얘기가 다르다는 것이 그의 고민이다. 쿠웨이트전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이다. 한국은 승점 10점(3승1무1패·골득실 +8)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2위 레바논(승점 10·골득실 -2), 3위 쿠웨이트(승점 8)가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패할 경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물거품 될 수 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유럽파는 조기 소집할 수 없다. 국내파는 열흘 조련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36세의 김상식을 비롯해 이동국(33) 조성환(30·이상 전북)과 기존의 정성룡(27·수원) 곽태휘(31) 김영광(29·이상 울산) 등의 발탁이 예상된다.
박주영의 중용 여부가 갈림길이다. "아무리 우수한 선수라고 해도 경기를 못 나가면 자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최 감독의 철학이다. 곧이 곧대로 해석하면 발탁하기 어럽다는 해답이 나온다. 그러나 박주영은 소속팀에서는 바닥이지만 대표팀에서는 또 달랐다.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5차전 레바논전을 제외하고 3차예선 1~4차전에서 모두 골을 터트렸다.
박주영도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 대표팀 소집을 통해 탈출구를 모색해 줘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최 감독도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자칫 분위기를 흐트릴 수 있는 점도 걱정이다. 박주영은 전임 조광래호에서 주장 완장을 찼다. 최 감독은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새 주장을 물색하고 있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최 감독은 이상적인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박주영을 포함해 유럽파는 한국 축구의 자산이다. 이들의 기를 살려줘야 하는 것도 그의 임무다. 국내와 유럽파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져야 더 큰 미래를 그릴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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