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2012년 런던올림픽 한국선수단 단장에 선임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57)은 기업인이면서 스포츠를 직접 즐기는 스포츠맨이기도 하다.
2000년 대한트라이애슬론경기연맹(철인3종경기) 회장을 맡으면서 유 단장과 체육계의 인연은 시작됐다. 유 단장은 이름만 얹어놓고 큰 행사 때나 얼굴을 내미는 다른 기업인 출신 체육 종목 단체장과 달랐다. 2004년 속초 설악 국제대회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마라톤 10km)를 2시간58분에 주파했다. 동호인으로는 중위권 기록이다.
유 단장은 "당뇨가 있었는데 트라이애슬론과 인연을 맺은 후 건강이 좋아졌고, 사업이 잘 풀리는 것 같다. 트라이애슬론과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유 단장은 얼마전까지 매년 국내에서 열리는 10개 대회 중 2~3개 대회에 나서 동호인, 선수들과 어울렸다.
2003년 아시아트라이애슬론연맹(ASTU) 수장이 된 유 단장은 2008년부터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그가 트라이애슬론에 뛰어들면서 한국 트라이애슬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동호인 수가 1500명에서 3만~4만명으로 늘었다. 운동회 수준이던 국내 대회가 국제 규모의 대회가 됐다. 2009년 싱가포르가 반납한 월드챔피언십시리즈를 경남 통영에서 열었고, 2010년에는 서울대회를 공식 유치했다. 스페인 마드리드, 독일 함부르크, 미국 샌디에이고 등 트라이애슬론 선진국에서 주로 열리던 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된 것이다.
유 단장의 스포츠 사랑은 트라이애슬론에 머물지 않았다. 대한체육회(KOC) 부회장을 맡고 있는 유 단장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스포츠-환경분과위원장(집행위원),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 2018년 평창올림픽조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0여년 간 국제 스포츠 무대를 누빈 유 단장의 스포츠계 인맥은 한국 스포츠의 자산이다. 셰이크 아흐마드 알 사바 OCA 의장과 친분이 두텁다. 세르미앙 응 IOC 부위원장(싱가포르)은 한국을 방문 할 때마다 모든 일을 제쳐두고 유 단장부터 찾는다.
그의 스포츠 외교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도 공헌했다. 지난해 7월 IOC 총회가 열린 남아공 더반으로 날아가 IOC 위원들에게 평창 개최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설득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공헌한 유 단장은 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았다.
기업 경영자로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그가 런던올림픽 선수단 단장을 맡은 것은 사명감 때문이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으로부터 지난해 제의가 있었지만 선뜻 수락할 수 없었다고 했다. 유 단장은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고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거절을 할 수 없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8위에 올랐던 한국은 런던올림픽에서 '10-10(금메달 10개, 세계 10위)'을 목표로 하고 있다. 7월 27일 개막하는 런던올림픽까지 남은 기간은 6개월. 유 단장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그는 "강세종목은 집중훈련으로 메달 획득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메달 경계선에 있는 종목도 포기하지 않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스포츠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 유 단장은 "64년 전인 1948년 한국은 신생국가로서 처음 런던올림픽에 출전했다. 굉장히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태극기를 달고 최초로 메달을 딴 올림픽이었다. 한국이 런던에서 다시 한번 집중적인 조명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체육인의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 단장에게 스포츠는 단순한 체육행사가 아니다. 유 단장은 "스포츠외교는 민간외교 중에서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고, 올림픽 선수단은 민간외교사절단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를 국가브랜드와 국격을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 또 런던에서 스포츠 뿐만 아니라 한류가 배나는 대표팀을 세계에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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