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 둘 다 여전히 훌륭한 선수들인데."
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다고 했던 허정무 인천 감독이지만, 기대감은 숨기지 않았다. 허 감독은 설기현(33) 김남일(35) 두 베테랑 스타를 영입하며 "경기 외적으로 리더십이나 팀을 이끄는 부분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력으로 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함께 훈련하며 여전한 기량을 가지고 있는 두 선수의 모습을 보며 살짝 욕심을 내기로 했다. 허 감독은 두 선수의 체력과 상태를 고려해 활용 방법을 결정했다. 그는 "둘다 몸이 아직 완전치는 않다. 몸을 끌어올리는 상태다. 기현이는 몸이 안좋고, 남일이는 오랫동안 게임을 못해봤다. 나아지면 둘 다 공격쪽에 무게를 실을 것이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설기현은 최전방 공격수로, 김남일은 다소 공격적인 미드필더로 기용할 복안을 세웠다. 체력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설기현은 측면 공격수로, 김남일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 위치에서 뛰기에는 체력부담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두 선수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궁리했다. 허 감독은 "기현이는 중앙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이드는 수비 가담 등 체력 부담이 많은 포지션이다. 원톱이나 투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남일이도 보다 공격적인 위치로 기용될 것이다. '진공청소기'같은 예전의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워낙 패싱력이 좋은 선수기에 좀 더 올려볼 생각이다"고 했다.
용병도 이같은 구상을 바탕으로 영입했다. 호주 용병 네이선 번즈는 중앙과 측면이 가능한 공격수고, 브라질 용병 페르디난도는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다. 용병과 호흡을 통해 체력적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허 감독은 "번즈는 기현이랑 중앙과 사이드를 오가며 포지션 체인지를 할 수 있다는 부분을 염두에 뒀다. 페르디난도는 남일이랑 함께 서면 수비적인 부분과 기동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설기현-김남일을 축으로 팀의 골격을 완성하니 나머지 선수들의 포지션도 윤곽이 잡혔다. 당연히 조직력도 좋아지고 있다. 김남일의 파트너 후보 중 하나인 정 혁은 "연습경기를 해보니 남일이형이랑 호흡이 잘 맞는다. 남일이형이 노련하게 앞에서 조율하고, 내가 뒤에서 움직이니까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고 했다. 측면 공격수 박준태도 "기현이형이랑 스타일이 달라서 포지션 체인지같은게 용이하다"며 만족한 웃음을 보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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