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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약속 리더십

by 노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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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유혹에 흔들리지 않았다. A대표팀 감독이 공석일 때마다 홍 감독의 이름이 가장 먼저 하마평에 올랐다. 그때마다 한결같이 '노(NO)'를 했다. 이유도 늘 같았다. "나는 런던올림픽까지 가야 한다. 선수들과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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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말수가 많지 않다. 꼭 필요하면 논리정연하게 말한다. 입을 다물고 있으면 화난 사람으로 오해를 받을 때도 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걸 두고 홍 감독의 카리스마라고 한다.

어린 선수들은 홍 감독의 존재감 하나에 기가 죽는다. 하지만 홍 감독은 나이 어린 선수들과도 한 번 맺은 인연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 한 번 인정한 선수를 믿고 기다릴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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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에서 '홍명보호의 아이들'은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에서 탄생했다. 당시 카메룬과의 1차전에서 0대2로 완패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홍명보호는 이후 미국, 파라과이를 완파하면서 8강의 쾌거를 이뤘다. 당시 홍 감독과 연을 맺었던 김보경 김민우 서정진 홍정호 김영권 김승규 등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 배를 타고 있다.

홍 감독은 이집트 청소년월드컵을 통해 짧은 지도자 경력에서도 성공한 사령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럴 때마다 그는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자신을 내세우기 보다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쳤기 때문에 이룬 결과라고 했다. 그는 선수를 앞으로 내세우면 자신이 자연스럽게 빛이 더 난다는 걸 아는 지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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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의 아이들은 홍 감독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다. 선수가 감독을 존경하고 믿고 따르는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감독이 모든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일 때 선수가 감독을 믿는다. 특히 졸전 뒤 축구팬들에게 할 말이 없을 때 감독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느냐에 달렸다.

홍 감독이 지금까지 탄탄대로만 달린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시험무대였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첫 경기서 북한에 0대1로 졌다. 그리고 준결승전에선 아랍에미리트(UAE)에 일방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하고도 0대1로 져 금메달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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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이런 위기에서도 선수를 비난하지 않았다. 그는 "누구 하나의 잘못으로 실점한 것은 아니다. 공격수도 수비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의 실점이다"고 했다.

홍 감독은 공식 인터뷰에서 절대 선수 개인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다. 감독의 평가 한마디가 선수에겐 마음의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칭찬은 해주되 못난 점을 들추는 코멘트를 듣기가 어렵다.

그는 선수 보다 팀을 최우선으로 한다. 신뢰로 뭉친 선수들이 모여 강력한 팀을 이룬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선수 기용에 있어선 냉철하다. 철저하게 컨디션에 따라 출전 여부를 판단한다. 팀을 위해 누구든지 벤치에서 응원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홍명보의 아이들은 이제 마지막인 런던올림픽 본선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홍 감독의 리더십은 빛났다. 이제 끝만 좋으면 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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