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맨유의 시대는 갔다. 맨시티가 이끄는 새로운 시대가 왔다.
물론 아직 리그는 남았다. 맨시티의 우승을 논하기에는 이른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1일 새벽(한국시각) 맨시티와 맨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경기가 열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맨시티의 리그 우승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맨시티는 이미 리그 챔피언이나 다름없었다.
경기 전부터 맨시티의 분위기였다. 맨시티의 푸른 물결이 넘실댔다. 경기 시작 전 팬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승리를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반면 원정 맨유팬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미 기가 꺾였다. 에버턴과의 35라운드 홈경기에서 4-2로 이기다 4대4로 비긴 충격이 컸다. 맨유 원정팬들은 90분 경기 내내 조용했다.
선수들도 팬들과 마찬가지였다. 맨시티 선수들은 활기찼다.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한 발 더 뛰었다. 적극적인 몸놀림을 선보였다. 거칠 것이 없는 움직임이었다. 이에 반해 맨유 선수들은 어딘가 발이 무거워보였다. 우왕좌왕하기만 했다.
전반 추가시간 맨시티 수비수 콤파니가 골을 뽑아냈다. 에티하드 스타디움은 팬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후반 31분 맨시티 팬들의 목소리를 최고조에 달했다. 퍼거슨 감독 때문이었다. 맨시티의 데 용이 거친 태클로 맨유 공격수 웰백을 쓰러뜨렸다. 퍼거슨 감독은 벤치에서 내려왔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서있는 만치니 감독을 향해 소리쳤다. 퍼거슨 감독의 특기인 '헤어드라이어'가 발동했다. 만치니 감독도 지지 않았다. 손을 입에 가져다대고 조잘대는 모습을 표현하는 이탈리아인 특유의 동작으로 맞대응했다. 대기심이 말렸지만 아랑곳없이 설전이 벌어졌다. 이 모습을 본 맨시티 팬들도 일제히 야유를 해댔다. 얼굴이 시뻘개진 퍼거슨 감독도 4만여 맨시티 팬들의 야유에 머쓱해졌다. 애꿎은 껌만 씹으며 빨리 제자리로 돌어갔다.
경기장을 찾은 유명인사들도 맨시티 팬들과 선수들에게 힘이 됐다. 유명 록밴드 오아시스의 보컬이었던 리암 갤러거와 세계적인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왔다. 경기 중 전광판에 이들의 모습이 잡혔다. 맨시티 팬들은 환호했다. 마라도나는 카메라를 보며 손도 흔들고 윙크도 했다.
1대0 맨시티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 갤러거는 손을 흔들며 즐거워했다. 마라도나는 옆자리의 딸을 끌어안았다. 서로 악수도 나누었다. 선수들은 경기장을 돌며 기쁨을 표현했다. 팬들은 비틀즈의 '헤이 쥬드' 후렴구를 개사한 '나나 시티(Nah, Nah City)'를 불렀다. 맨유팬들은 어깨를 축 늘어뜨린채 서둘러 자리를 떴다. 맨유 선수들 역시 믹스트존 인터뷰를 거부하고 빨리 버스에 올랐다.
이 건 기자, 맨체스터=민상기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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