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이었다.
홍콩 구정컵 당시 울산 장신 공격수 김신욱(24)은 "헤딩을 잘하고 싶다"고 했다. 축구 팬들에게 '고공 폭격기'로 불리고 싶어했다. 김신욱은 1m96의 큰 키를 보유했지만,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볼의 낙하 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하다보니 포스트 플레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1년 사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젠 '헤딩의 신'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대부분의 공중볼은 그의 몫이다. 상대 수비수들보다 높은 타점에서 헤딩으로 공을 따낸다. 무의미한 헤딩이 아니다. 팀 공격수들에게 볼을 정확하게 전달한다. 김신욱은 14일 부산전(2대1 승)에서도 공중을 완벽에 가깝게 장악했다. 비록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김호곤 울산 감독에게 칭찬을 받았다. 자신의 희소 가치를 더욱 끌어 올리고 있다.
김신욱의 놀라운 발전 뒤에는 경험과 자신감이 숨어있다.
2009년 울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김신욱은 점점 K-리그에 출전하는 경기수가 늘었다. 경험은 보약이었다. 김신욱은 "성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경험인 것 같다. 경기를 많이 뛰다보니 헤딩 타이밍도 잘 맞는다. 우성용 이동국 정성훈 등 국내 대표 타깃형 스트라이커들도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김신욱은 '긍정의 아이콘'이다. 그가 올시즌 K-리그에서 마지막으로 골맛을 본 것은 지난 4월 8일 광주전(1대0 승)이다. 이후 8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주눅들지 않는다. 언제나 환하게 웃는다. 언제든지 골을 터뜨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기 때문이다. 김신욱은 "올해 초 몸상태 등 모든 면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페이스가 떨어졌다. 내리막이 있으면 다시 오르막도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축구를 하다가 이런 부분을 느꼈다. 노력하고 연구하는 자는 잘할 때도 있지만 부진할 때도 있다. 그래도 생각대로 안된다고 좌절하지 않는다. 웃으면서 극복하고 있다"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이젠 A대표팀에서 더 이상 '키만 큰 선수'가 아니다. 9일 카타르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4대1 승)에서 증명했다. 후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와 교체투입돼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다. 9경기 만에 만끽한 환희였다. 최강희호와 코드가 잘 맞다는 김신욱이다. 그는 "몸 상태가 워낙 가벼웠다. 무엇보다 최강희 감독님도 편하게 대해주셨다. 마치 대표팀은 소속팀 울산 같았다"고 회상했다.
아직 이른감은 있다. 그러나 확실한 목표 설정은 김신욱을 더 뛰게 만든다. 그는 "스플릿시스템이 적용되기 전 4위 안에 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도 잘 치르고 싶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김신욱은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울산=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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