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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국 단독인터뷰 "어딜 맞고 들어가도 한 골만 넣었으면"

by 김성원 기자
FC서울 정조국이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골대를 향해 강슛을 날리고 있다.구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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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으로 '환상속의 그라운드'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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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결승골을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었다.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달콤한 상상이었다. "얼마만큼 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생각같아서는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2012년 7월 11일, 그 날이 왔다. 상대는 K-리그 1위 전북이었다. 선발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30분 정도 뛴 줄 알았다. 관중석 위의 대형스크린을 본 순간 깜짝 놀랐다. 정확히 13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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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FC서울 훈련장인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그를 만났다. 프랑스리그를 경험한 후 19개월 만에 친정팀에 복귀한 정조국(28). 전북전에 이어 15일 인천전에도 선발 출전했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그는 나란히 전반 45분을 뛰고 교체됐다. 고통이었다. 복귀 후 팀은 1무1패를 기록했다. 전북과 득점없이 비겼고, 인천에는 2대3으로 역전패했다.

2010년 서울을 10년 만에 K-리그 정상으로 이끈 후 떠났다. 지난해 1월 프랑스리그 오세르로 이적한 그는 9월 낭시로 임대됐다. 2011~2012시즌 21경기에 출전, 2골-1도움을 기록했다. 원소속팀인 오세르가 2부 리그로 강등되면서 이달 초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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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살이, 후회는 없다. 색다른 경험이었다. 큰 자산이었다. "남자 정조국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웃는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힘들다는 얘기를 들으면 뭐가 힘들까라고 생각했다. 좋은 환경에서 축구도 하고 부와 명예도 쌓을 수 있는데. 직접 가서 경험해보니 다르더라. 처음에는 견딜만했다. 외로웠다. 가족이 왔다갔다 했지만 눈에 밟혔다. 경기 출전도 잘되지 않고 생각처럼 내 마음대로 안되더라, 꾸준히 나가서 좋은 성적이 났으면 견딜만한 외로움이었을텐데…."

FC서울 정조국이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인터뷰에 응했다.구리=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2.07.18

정조국의 부인은 탤런트 김성은이다. 2010년 8월 20일 둘 사이에 2세가 태어났다. 부정은 무서웠다. 전반기에 3골에 그친 그는 아들을 본 후 10골을 터트렸다. 터닝포인트였다. 서울 복귀에 가장 환영한인물은 아내다. "와이프는 나보다 FC서울을 더 좋아한다. 아들과 함께 와서 열심히 응원할 수 있어서 굉장히 좋아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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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국은 자신과의 전쟁중이었다. 부담감에 구속됐다. 밤잠을 설칠 정도다. 유럽파라는 훈장도 그를 압박하고 있다. 유럽은 5~7월이 비시즌이다. 그의 몸도 그 시계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K-리그는 한창 전쟁중이다. 기대치는 또 다르다. '2010년 만큼의 활약을 해 줄 것이다', '유럽에서 뛴 만큼 클래스가 다를 것이다'…. 팬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그의 컨디션은 70~80% 수준이다. "나 혼자 죽겠다. 남들에게 얘기하면 변명하는 것 같고, 부담감을 내려놓고 싶지만 그게 잘 안 된다. 10골은 바라지도 않는다. 지금 마음은 어딜 맞고 들어가더라도 한 골만 넣었으면 좋겠다. 한 골만 들어가면 편안해질 것 같다."

어느덧 프로 10년차다. 2003년 안양(현 서울)에 입단한 그는 K-리그 통산 211경기에 출전, 63골-19도움을 터트렸다. 올시즌 후 경찰청에 입대한다. "한때는 득점왕, 어시스트. MVP(최우수선수)하고 싶은 이기적인 생각도 했다. 겸손 떨려는 것도 아니고 중간에 들어온 마당에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골세리머니를 생각할 겨를도 없다. 우승만 했으면 좋겠다. 그럼 가벼운 마음으로 입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른 살을 바라보는 정조국, 그는 축구에 새롭게 눈을 뜨고 있었다.


구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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