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최고의 화제팀은 '드림팀'이라 불린 미국 남자농구팀이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단연 영국단일팀이다.
축구에 살고 죽는 영국답게 단일팀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최근 스튜어트 피어스 영국 단일팀 감독은 "너무 관심이 커서 부담스럽다"고 했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52년만에 재결성된 단일팀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4개 지역별로 축구협회가 독립한 1960년 로마 올림픽 이후 한번도 올림픽에 축구대표팀을 파견하지 못했다. 62년 만에 자국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을 위해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웨일즈,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축구협회 설득에 나섰다. 진통끝에 지난해 6월 단일팀 결성에 합의했다. 전 영국인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황금기와 더불어 최상의 전력을 꾸린다면 올림픽 금메달도 꿈이 아닐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이 쏟아졌다. 웨인 루니,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파드, 존 테리 등 와일드 카드로 슈퍼스타들의 이름이 거론됐다.
그러나 최종엔트리 발표 직전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가 발을 뺐다.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잉글랜드 위주의 대표팀 선발에 대한 반발의 표시라는게 지배적이다. 결국 반쪽 단일팀으로 전락했다.
명단이 공개된 뒤에도 논란이 이어졌다. '영국 축구의 아이콘' 데이비드 베컴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베컴은 런던올림픽 유치에 일조하며, "금메달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시즌이 끝났음에도 영국에서 훈련을 이어갈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피어스 감독은 베컴을 외면했다. 그는 "올림픽 출전을 희망했던 베컴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번 대회가 그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잘 알고 있지만, 이것이 내가 뽑을 수 있는 가장 강한 스쿼드다. 미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컴의 올림픽 대표팀 제외되자 영국은 찬반으로 나뉘었다. 반대의 목소리가 더 컸다. 잉글랜드 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게리 리네커는 "베컴의 단일팀 제외는 끔찍한 짓"이라며 피어스 감독을 비판했다. 전 잉글랜드 감독이었던 스벤 요란 에릭손도 "베컴은 무조건 데려갔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텔레그라프지의 여론조사 결과 영국 국민의 67%가 베컴이 올림픽에 나갔어야 했다고 했다.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국 단일팀은 향해를 시작했다. 그러나 좀처럼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멕시코에 패했으며, 브라질전에서는 졸전 끝에 무너졌다. 피어스 감독이 선발한 선수들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그런 와중에 피어스 감독이 가장 선발을 원했지만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가레스 베일 스캔들이 터졌다. 웨일스 출신의 베일은 24일 LA갤럭시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74분을 뛰고 전반 18분에 헤딩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허리부상으로 대표팀을 고사하던 선수가 최고의 활약을 펼친 것이다. 영국 언론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리네커는 트위터에 "부상 때문에 올림픽 팀 합류를 고사한 베일이 토트넘을 위해서 뛰었다. 일생에 한 번 있는 기회를 버리는구나"라고 했다. 베일과 동향인 로비 새비지도 "긱스 같은 전설적인 선수는 영국 대표팀에서 뛰는데 베일은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서 빠지고는 소속팀에서 득점했다. 이것이 옳은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까지 나섰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국가대표 차출을 회피한 것은 문제라며 축구협회가 요구하면 해당 선수에게 출전정지 징계를 내리겠다고 위협했다.
베일과 토트넘은 생각보다 재활이 잘 됐다며 항변에 나섰지만, 베일을 향한 비판은 이어지고 있다. 바람잘날 없는 영국 단일팀이 이같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갈 수 있을지. 이래저래 주목이 되는 팀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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