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펜싱의 간판스타 남현희(31·성남시청)가 좌절을 딛고 한국 펜싱 역사를 새롭게 썼다.
남현희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아시아 최강자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3년 연속 2관왕에 올랐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년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키가 155㎝에 불과해 '땅콩 검객'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남현희는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빠른 움직임으로 커버하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머리 하나 이상 큰 유럽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던 이유는 스피드였다. 빠른 발놀림으로 체격의 격차를 극복하는 '한국식 펜싱'의 선구자인 셈이다.
'성형 수술 파문' 등으로 징계까지 받았지만 타고난 차분한 성격은 심리 싸움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유독 올림픽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는 종료 4초 전 역전 투슈(유효타)를 허용해 다 잡은 금메달을 놓쳤다. 4년을 준비한 끝에 나온 이번 대회에서도 여자 플뢰레 개인전 준결승과 3, 4위전에서 연달아 막판 역전을 허용해 고개를 숙여야 했다.
단체전에서도 준결승에서 러시아에 패배하면서 꿈에 그리던 '금빛 찌르기'는 불발됐다. 그러나 남현희는 새로운 각오로 출전한 3, 4위전에서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 최근 상승세를 타며 치고 올라오던 프랑스를 물리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동메달로 남현희는 한국 펜싱 사상 최초로 올림픽에서 두 개의 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이 됐다. 또 한국 펜싱 최초로 단체전 시상대에 서는 영광도 함께 누렸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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