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에 나선 '훈남 레슬러' 김현우(삼성생명)의 오른쪽 눈은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예선전을 치르면서 계속 부딪치며 조금씩 부풀어올랐다고 했다." 결승전에선 한쪽 눈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조금 거슬렸지만 집중하려고 했다"고 했다.
김현우는 8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에서 헝가리의 타마스 로린츠를 라운드 스코어 2대0으로 꺾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정지현 이후 8년만에 금맥을 다시 찾았다. 한국선수단의 12번째 금메달이었다.
금메달이 확정된 직후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준 이들을 향해 일일이 감사를 표했다. 겸손하고 반듯했다. 혼자서 만든 금메달이 아니라고 했다. 방대두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향해 큰절을 올린 후 태극기를 향해 엎드렸다. 자신의 금메달을 응원해준 국민을 향한 감사인사다. 이어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태릉선수촌에 들어오진 못했지만 늘 뒤에서 든든한 정신적인 지주가 돼준 소속팀 삼성생명 김인석 코치와 끌어안고 기쁨을 나눴다. 금메달 세리머니 직후 끝까지 자신을 금메달 1순위로 믿고 지지해준 박종길 태릉선수촌장과도 뜨겁게 포옹했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안힘들 때가 없을 만큼 힘겨운 훈련이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세리머니를 하는 장면도 많이 생각했는데 막상 닥치니 아무 생각도 안나더라"고 했다. "레슬링은 내 삶의 전부이고, 레슬링을 통해 내 인생이 바뀔 것이라 생각한다"며 웃었다. "체중을 무려 9~10㎏이나 감량했다. 고생한 보람이 있다. 뒷바라지해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시퍼렇게 멍든 눈, 훈남 파이터의 미소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런던=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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