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의 기다림 끝에 다시 꽃가마에 올라탄 구자원(동작구청)은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인천대를 졸업한 2006년 성인 무대에 데뷔한 구자원은 2년 연속 태백급(80㎏ 이하) 장사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허벅지를 손으로 끌어당겨 시도하는 오금당기기로 상대 선수들을 잇달아 모래판에 메어쳤다. 준수한 외모와 다부진 체격, 화려한 기술은 새로운 씨름 스타의 탄생을 알리는 듯 했다. 그러나 긴 침체기가 이어졌다. 매 대회마다 우승자가 바뀌는 태백급은 '이변의 체급'으로 불리운다. 구자원 역시 이런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난해 보은대회와 울산단오대회, 여수추석대회에서는 잇달아 8강에 올랐으나, 황소 트로피와 꽃가마와의 인연은 없었다. 모두 4품(5위)에 그치면서 고개를 떨궜다.
절치부심한 2012년 추석장사씨름대회에서도 쉽지 않았다. 준결승에서 신예 박민규(영월군청)를 상대로 접전을 펼친 끝에 간신히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에서도 윤홍식(울산대)에 첫 판을 내줬다. 셋째 판에서는 비디오 판독까지 간 끝에 승리를 인정 받기도 했다. 마지막 넷째 판에서 밀어치기를 성공하면서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 나왔다.
구자원은 경기 후 "5년 전 추석대회에서 태백장사에 오른게 마지막이었다. 그동안 기다려 준 부모님과 감독, 코치에게 감사하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태백급은 체중이 가벼운 만큼 기술이 없으면 살아남기가 힘들다"면서 "(결승전에서) 대학생 선수라고 방심하는 순간 패할 수밖에 없다. 똑같은 성인 무대 선수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씨름의 인기가 침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더 좋은 기술로 경기를 하면서 최선을 다 하면 팬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다가오는 전국체전 금메달을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
상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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