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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女연맹 회장 선거, 과연 21세기 한국 사회인가?

by 박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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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축구연맹 제6대 회장 선거가 '구태'로 얼룩져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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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경기도 이천에서 열리는 여자연맹 회장 선거는 2파전으로 압축됐다. 오규상 여자축구연맹 회장(57)이 연임을 노리는 가운데, 민주통합당 소속인 문상모 서울시의회 의원(53)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문 의원 측은 후보 등록을 위한 연맹 회원 팀(단체)의 장 10인 이상의 추천서를 제출해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문 의원은 그동안 서울시 체육진흥관리위원회 위원 및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등을 거쳤다. 여자연맹 개혁과 위기의 여자 축구 부흥을 기치로 내걸고 출마를 선언했다.

그런데 선거 방식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여자연맹 회장 선거에는 여자연맹 소속 초중고팀 단체장 각 4명, 대학팀 단체장 5명, WK-리그 소속 단장 7명 등 총 24명이 참가한다. 그러나 16개 시도축구협회장과 8명의 연맹 회장단으로 대의원이 정해져 있는 축구협회와 달리 비상시 대의원 제도를 택하고 있다. 초중고 및 대학교팀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자체 회의를 거쳐 대의원을 정한다. 외부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대의원 명단은 선거를 1주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발표된다. 선거운동 기간이 충분치 못하다. 결과적으로 공정한 선거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다. 이에 대해 문 의원 측은 "회장 입맛대로 선발된 대의원들이 표를 던진다면 과연 제대로 된 선거가 이뤄지겠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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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추천 과정에 필요한 추천서 문제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 의원 측은 "A대학팀 총장에게 추천서를 받기 위해 학교를 방문했더니, (그 대학의)B감독이 총장 허락 없이 임의로 직인을 찍어 상대 후보 추천서를 발송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B감독은 여자연맹 이사 명단에도 이름을 올라있는 인물이다. B감독은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관행적으로 해왔던 일이고 나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면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총장도 몰랐던 사실이다. 공정성 시비 뿐만 아니라 공문서 위조 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여자축구는 위기 상황이다. 2년 전 세계 무대를 제패한 환희는 신기루처럼 사라진 지 오래다. 각급 대표팀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는 일본에 밀려 세계 무대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대표팀의 근간인 실업 무대의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WK-리그 수원시설관리공단이 해체 위기를 넘기자마자 충남 일화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어려운 여건 속에 당장 내년에 리그 운영을 어떻게 해 갈 지 막막하다. 하지만 선거판을 들여다보면 이런 고민은 안중에도 없다. 볼썽 사나운 기득권 지키기의 구태만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21세기 한국 여자축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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