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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경, 손승철 '그들의 도전이 특별한 이유는?'

by
아키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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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를 만든 엑스엘게임즈의 송재경 대표
'열혈강호2'
'열혈강호2'를 만들고 있는 엠게임의 손승철 회장
'그들의 도전이 특별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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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 여전히 펜을 놓지 않고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만화가 허영만 화백은 "일주일만 펜을 놓아도 감이 확실히 떨어진다"고 말한다. 40여년 이상 한 길만을 파온 '장인'이지만 그만큼 콘텐츠 창작의 고통은 크다는 얘기다.

2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한국 온라인 게임산업에도 이제 허 화백처럼 '장인'의 호칭을 듣는 개발자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게임 개발에서 손을 떼고 경영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이들의 도전이 새삼 더 도드라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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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공개 서비스에 돌입한 MMORPG '아키에이지'를 만든 엑스엘게임즈의 송재경 대표(46), 그리고 10일 역시 공개 서비스를 시작하는 '열혈강호2'를 만든 엠게임의 손승철 회장(47)이 바로 그들이다.

나는 개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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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와 손 회장은 한국 온라인 게임의 대표적인 1세대 개발자들이다.

송 대표는 넥슨의 창업 멤버로 지난 96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MMORPG '바람의 나라'를 만든데 이어 98년에는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를 만들었다. 이들 게임 덕분에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사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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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리니지'의 경우 온라인상에서 구현되는 '가상 사회'를 본격적으로 구체화시켰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15년이나 된 구형 게임임에도 여전히 한 해에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찍고 있는 것은 게임사가 제공한 콘텐츠 이외에 유저들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고 사회를 유지시켜 나가는 소셜적인 요소 때문이다. 송 대표가 'MMORPG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 회장은 엠게임의 전신인 메닉스에서 97년부터 2D MMORPG인 '다크세이버' 시리즈(현재 '라피스')를 세상에 내놓았고 2004년에 만화 '열혈강호'를 원작으로 한 캐주얼 무협 RPG '열혈강호 온라인'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한국형 캐주얼 RPG에 새로운 전형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송 대표는 2006년 '엑스엘레이싱', 손 회장은 이 즈음에 '귀혼'이라는 게임을 선보인 후 다른 1세대 개발자처럼 뒤로 물러섰다. 그래서 이들의 재등장은 그 자체로 관심을 끌만하다. 두 사람 모두 게임 개발에 직접 참여하며 공을 들이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개발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수시로 내는 것은 물론 시나리오와 그래픽, 캐릭터, 사운드 등 모든 요소를 꼼꼼이 챙기고 있다. 여러 개발팀과 돌아가며 점심,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등 경영자의 지위를 잠시 내려놓고 개발자 초기 시절로 돌아간 모습이다.

두 게임이 특별한 이유?

두 회사뿐 아니라 한국 게임업계가 '아키에이지'와 '열혈강호2'에 거는 기대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우선 국내에선 스마트폰 이용자 3500만명을 맞으며 거세게 불고 있는 모바일 게임 열풍과 외산 게임에 밀려 한국 온라인 게임은 '위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아키에이지'에 앞서 지난해 6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이 출시됐지만, '아키에이지'나 '열혈강호2' 이후에는 당분간 대작 MMORPG가 나올 계획이 없다. 즉 두 게임은 위기에 처한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에 다시 생기를 불어넣어야 할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더불어 두 스타 개발자의 복귀작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송 대표는 "'리니지'는 당시에 비교 대상이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였기에 유저들이 열광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키에이지'는 경쟁자가 너무 많다. 즉 '아키에이지'는 송재경이라는 개발자의 능력을 진정으로 검증하는 '시험대'라 할 수 있다"며 비장한 각오까지 밝힌 상태이다. '아키에이지'는 엔씨소프트나 넥슨 등 대형 게임사가 아닌 독립 개발사 엑스엘게임즈가 첫 선을 보이는 작품이고, '열혈강호2'는 최근 몇년간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는 엠게임의 사활이 걸린 게임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한국 게임산업은 활발한 M&A와 자본-인력의 쏠림현상, 벤처정신의 부족 등으로 중소 개발사의 규모나 매출액이 정체되거나 오히려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건강한 생태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최근 독립 개발사가 만든 MMORPG는 2011년 1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블루홀스튜디오의 '테라'가 거의 유일할 정도다. 따라서 엑스엘게임즈와 같은 신생사 혹은 엠게임과 같은 중견 개발사의 게임이 유저들로부터 호응을 받아야, 한국 게임산업은 그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 두 게임이 짊어지고 있는 의무감이기도 하다.

'아키에이지'는 유저들의 자유의지를 극대화시켜 '진정한 가상 사회'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열혈강호2'는 액션성을 최대화하면서 동시에 대전액션과 공성전을 결합하는 '열혈쟁투' 등 제대로 된 정통 무협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게임 전문가들은 "두 게임에는 송재경, 손승철이라는 개발자의 자존심과 회사의 명운이 달려 있다"며 "'아키에이지'는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 '열혈강호2'는 아시아 시장까지 미리 고려해 만든 게임이기에 한국 온라인 게임의 자존심도 걸려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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