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 빨리 본인이 의사 표시를 했으면 좋겠다."
LG 김기태 감독은 2013년 새해를 맞아 문자 메시지를 한통 받았다. 멀리 미국 애리조나에서 날아온 메시지였다. 발신인은 류제국이었다. 김 감독은 "류제국이 '2주 후 뵙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며 씁쓸하게 웃고 말았다.
과연 류제국이 2013 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현재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그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듯 하다. 미국 무대에서 복귀, 공익근무로 병역의 의무를 수행한 류제국은 별 탈 없이 LG에 입단하는 듯 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줄이지 못했고, 지난 12월 돌연 미국행을 선택했다. 결국 문제는 돈이었다. 류제국은 봉중근(LG), 서재응(KIA) 등 메이저리그 출신의 유턴파들과 동등한 대우를 원했고 구단은 그렇게 해주기 힘들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2009년 이후 실전에서 공을 던지지 못했고 팔꿈치 수술까지 받아 미래가 불확실한 선수에게 초특급 대우를 해줄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류제국의 근황은 어떨까. LG 백순길 단장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류제국과의 계약에 대해서는 "순리대로 풀어가겠다"고 하면서 "결국 중요한건 김 감독의 생각이다. 현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본 후 구단도 방침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류제국에 대한 김 감독의 생각은 조심스러웠다. 아직은 LG 선수가 아니기 때문. 김 감독은 "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감독이 왈가왈부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제 스프링캠프를 떠나고 시즌 준비를 본격적으로 해야한다. 확실한건 본인이 빠른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무대에 복귀할 뜻이 크다면 더 이상 계약 문제를 놓고 시간을 끌면 선수 본인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 욕심 없는 감독이 어디 있겠는가. 선발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류제국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프로선수라면 계약 문제를 떠나 시즌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훈련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상황에서는 스프링캠프 참가는 물건너갔다고 봐야한다. LG는 류제국 개인의 팀이 아니다. 팀워크도 중요하다. 언제까지 선수 1명을 기다릴 수는 없다"고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 진심으로 LG에서 야구를 하고 싶은 것인지 아닌지 확실하게 의사표명을 해 구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동료 선수들에게 혼란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류제국에게 넘어갔다. 과연 류제국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류제국이 김 감독의 신임을 얻기 원한다면,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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