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이렇게 보니 사직구장은 엄청 작아보이네요."
1월 초, 옛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부산 사직구장을 찾은 오릭스 이대호. 오랜만에 정들었던 홈구장의 전경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은 이대호는 "확실히 사직구장이 작긴 작아보인다"는 혼잣말을 했다. 사직구장은 야구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구장 중 하나다. 실제 그라운드 크기는 크지 않지만 외야 펜스가 매우 높아 홈런을 노리는 타자들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준다고 한다. 이대호도 롯데 시절 "저 펜스 때문에 홈런을 몇 개나 놓쳤는지 모르겠다"며 볼멘 소리를 했던 장본인. 그래서 그의 말이 의외였다.
결국, 오릭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오사카 교세라돔의 규모에 대해 자연스럽게 얘기가 흘렀다. 이대호는 "사직구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그 규모가 엄청나다. 외야 펜스까지 정말 멀어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파워를 늘려, 그 넓다는 교세라돔에서도 홈런을 펑펑 때려낼 수 있는 타자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대호가 2013 시즌, 그리고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비를 위해 12일 사이판으로 출국했다. 이대호는 약 1달 동안 따뜻한 사이판에서 개인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 기간 동안 이대호가 초점을 맞출 부분은 파워 보강. 결국, 팀의 4번타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요한 순간 때려내는 홈런 한 방이라는 것을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일본은 투수들의 수준도 높고, 공인구도 확실히 반발력이 적어 날아가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이대로 머물 수는 없지 않나. 더 많은 장타를 칠 수 있게 파워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4번타자로서 투수들이 자신을 상대하면 겁을 먹는 거포로서의 이미지를 올시즌 확실히 심어주겠다는 각오다. 또, 지난해 홈런 24개를 친 자신을 꺾고 홈런왕에 오른 나카무라(세이부·27홈런)에 대한 설욕도 벼르고 있다.
이대호는 "올 겨울 유독 부산 날씨가 추웠다. 때문에 야외 운동은 많이 하지 못했다. 하지만 웨이트트레이닝 만큼은 절대 거르지 않았다"고 했다. 파워 보강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 사이판 훈련도 마찬가지다. 이대호는 사이판에서도 웨이트트레이닝에 가장 큰 비중을 둘 계획이다. 근력운동과 함께 스윙량을 늘려 힘과 함께 스피드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아 비거리를 늘리겠다는 각오다.
이대호는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는데 일본 무대에 대한 적응은 지난 시즌을 통해 완벽하게 마쳤다고 생각한다"면서 "수치상으로 목표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 건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하고, 낼 수 있는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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