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맞이해 신상 예능 프로그램들이 안방 시청자를 찾아오고 있다. 지난 해 예능 트렌드의 주도권이 케이블 방송사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지상파 3사는 프로그램 새 단장으로 분주한 연말을 보냈다. 특히 지난 12월 '놀러와', '엄마가 뭐길래', '최강연승 퀴즈쇼Q' '일밤-승부의 신' 등을 잇따라 폐지하며 거센 비난을 받았던 MBC가 분위기 쇄신에 가장 적극적이다. MBC는 신규 프로그램 '토크클럽 배우들', '블라인드 테스트 180', '일밤-아빠 어디가'를 편성했다. 변화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참신한 기획의도가 눈에 띈다. MBC의 신상 예능을 통해 2013년의 예능 트렌드를 미리 살펴봤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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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호평, 홈 버라이어티 뜬다
지난 6일 첫 방송된 '아빠 어디가'는 오랜 부진에 허덕이던 '일밤'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성동일과 아들 준(7), 김성주와 아들 민국(9), 이종혁과 아들 준수(6), 송종국과 딸 지아(6), 윤민수와 아들 후(7). 다섯 아빠와 아이들이 1박2일 오지여행에서 겪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는 자극적인 웃음이 난무했던 안방극장에 청정한 웃음을 안겼다. 낡은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 것이 억울해 대성통곡을 하다가도 눈물을 훔치며 감자를 먹는 민국이의 모습이나 지아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후의 행동은 모두 각본 없는 100% 리얼이었다. 제작진은 "촬영할 때 통제가 안 되고 예상했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에서 웃음 포인트가 나와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큰 재미와 감동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섯 아빠와 아이들의 성향이 많이 다르더라"는 김성주의 말대로, 제각각 다른 아빠들의 소통 방식과 양육 태도도 시청자들과 교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애초 '붕어빵'의 '1박2일' 버전 아니냐는 우려를 샀던 '아빠 어디가'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또다른 진화를 보여주며 '붕어빵'과는 확실히 다른 '홈 버라이어티'라는 호평을 받았다. 김유곤 PD는 "아이가 아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이는 아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시골 여행의 불편함 속에서 아빠와 아이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해가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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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MBC
'토크클럽 배우들', 예능의 새 얼굴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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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놀러와'의 빈자리는 배우들이 책임진다. 14일 첫 방송되는 '토크클럽 배우들'은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주제를 놓고 MC들과 게스트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본격 영화 토크쇼다. 영화에 특화된 토크쇼라는 컨셉트 못지않게 MC 구성이 재미있다. 황신혜, 심혜진, 예지원, 송선미, 고수희, 신소율, 고은아, 민지 등 다양한 연령대의 여배우 8명과 함께 '청일점' 박철민이 MC를 맡았다. 여기에 음악과 연주를 담당하며 프로그램의 오프닝과 클로징을 책임진 가수 존박까지 더하면 고정 출연자가 무려 10명이나 된다. 더구나 예능 프로그램에선 거의 볼 수 없었던 얼굴들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같은 베테랑 MC도 없고, 예능의 단골 출연자인 아이돌 스타도 없다. 위험한 시도인 만큼 기대도 크다.
최윤정 PD는 "토크쇼에 꼭 MC가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차별화하고 싶었다"며 "그간 배우들은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개인기를 하고 자신의 연애사를 들려줘야 했다. 우리 프로그램은 영화인들이 자연스럽게 작품 이야기를 하고 배우로서의 고충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자리로 만들고 싶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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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의 MC들은 사전 미팅 없이 첫 녹화를 진행했다. 방향성은 분명하지만 MC들의 역할 분담이나 조화에 대한 제작진의 밑그림은 아직 선명해 보이지 않는다. 의외의 재미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자칫 어색한 조합으로 민망해질 위험성도 엿보인다. 예능계의 새 얼굴 찾기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제공=MBC
'블라인드 테스트 180도', 교양형 예능의 진화
지난해 추석 특집 파일럿으로 방송됐던 '블라인드 테스트 180도'가 새해를 맞아 15일부터 정규편성됐다. '블라인트 테스트 180도'는 생활 속 아이템을 대상으로 브랜드와 가격 등을 노출하지 않고 오직 그 자체만으로 평가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생활 정보와 재미를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같은 종류의 음식이나 물건 중 고가를 알아보는 '최고의 품격', 두 가지 예술품 중 어떤 것이 전문가의 작품인지 알아보는 '명작의 품격', 실생활에 필요한 여러 물건들 중 고가를 알아보는 '생활의 품격' 등의 코너로 꾸며질 예정이다. 입담 좋기로 유명한 박미선, 전현무, 붐이 MC를 맡았다.
이 프로그램은 MBC 예능의 오랜 전통 중 하나인, 교양이 접목된 예능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리얼 버라이어티와 오디션 프로그램, 토크쇼가 득세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 프로그램의 컨셉트가 더 도드라져 보인다. MBC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일반인 참여형 예능 프로그램이란 점에서도 궁금증을 키운다. 그러나 파일럿 방송 당시에 반향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나 MBC '불만제로 UP'과 SBS '생활의 발견' 같은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 걱정스럽다. '블라인트 테스트'라는 형식이 교양형 예능의 진화에 견인차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