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받은 상금은 벌금으로 다 써야할 것 같은데?"
'검은 돌풍' 후안 파틸로(KGC·33득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막판 대활약에 힘입은 매직팀(삼성·SK·KCC·전자랜드·KGC)이 올스타전 대역전승을 거뒀다. 파틸로는 8년만에 외국인선수 올스타전 MVP가 됐다.
매직팀은 27일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 국민카드' 프로농구 올스타전 경기에서 경기 종료 2초전에 터진 파틸로의 역전 중거리슛을 앞세워 120대118로 승리했다.
올스타전은 승패보다는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와 팬서비스가 더 큰 흥미요소다. 이날도 두 팀 선수들은 3쿼터까지는 다양한 개인기와 약속된 콤비플레이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경기장을 찾은 8366명의 팬을 열광시켰다. 1쿼터 종료 후 열린 '스피드슛 콘테스트'와 전반전이 끝나고 열린 '덩크슛 콘테스트' '3점슛 콘테스트' 등도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그러나 농구팬들의 가장 뜨거운 함성을 불러일으킨 것은 역시 막판 치열하게 가열된 올스타전의 공방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내내 드림팀(KT·LG·오리온스·동부·모비스)에 끌려가던 매직팀은 4쿼터 중반부터 대역전극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KGC의 콤비인 가드 김태술과 외국인선수 파틸로가 있었다.
85-93, 8점차로 뒤진 채 4쿼터를 맞이한 드림팀은 최부경(SK, 9득점)의 연속 득점과 문태종(전자랜드, 15득점 3점슛 5개) 김태술(24득점 3점슛 5개)의 3점포를 앞세워 경기 종료 1분44초 전 114-115, 1점차로 따라붙었다. 순식간에 추격을 허용한 드림팀은 문태영(모비스, 17득점, 3점슛 3개)의 3점포로 118-114를 만들며 그대로 승리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행운이 매직팀에 깃들었다. 수비 도중 한쪽 신발이 벗겨진 파틸로가 공격에 참가하지 못하고 엉거주춤한 상태로 홈 코트쪽에 남아있었다. 그런데 최부경의 공을 가로챈 드림팀 조성민이 팀 동료에게 한 패스가 하필 막 신발을 다시 신은 파틸로의 시야에 걸리고 말았다. 파틸로는 재빨리 공을 가로챈 뒤 골밑 슛을 성공해 2점차를 만들었다.
이어 파틸로는 드림팀 양동근의 2점슛이 빗나가자 재빨리 수비리바운드를 따낸 뒤 SK의 슈퍼가드 김선형에게 연결해 종료 49초 전 동점 속공플레이를 완성시켰다. 드림팀 조성민의 슛이 빗나가면서 이제 남은 시간은 20초. 공격권을 얻은 매직팀은 파틸로에게 마지막 공격기회를 제공했다. 골대 정면에서 천천히 드리블을 하며 잔여 시간을 계산하던 파틸로는 종료 2초 전 상대의 허를 찌르는 돌발적인 중거리 슛을 날렸다. 공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하며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이 결승슛으로 파틸로는 올스타전 MVP 수상을 확정지었다. 경기 후 기자단 투표에서 파틸로는 총 72표 가운데 무려 50표의 무더기 표를 얻어 MVP가 되면서 상금 300만원과 트로피를 부상으로 받았다. 외국인 선수가 올스타전 MVP로 뽑힌 것은 2004~2005시즌 찰스 민렌드(KCC)이후 8년 만의 일이다.
이에 앞서 파틸로는 전반전 종료 후 열린 덩크슛 콘테스트에서도 외국인부문 우승을 차지해 이번 올스타전에 2개의 상을 받았다. 또한 덩크슛 상금 100만원도 받으며 이날만 총 상금 400만원을 기록했다. 말 그대로 '파틸로의 날' 이었다. 한편, 덩크슛 콘테스트 국내선수 부문에서는 삼성 이승준이 1위를 차지했고, 3점슛 콘테스트 우승은 양동근에게 돌아갔다.
MVP가 된 파틸로는 "오늘 받은 상금은 그간 KBL과 팀내에서 부과받은 벌금을 내는데 써야겠다"며 익살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이어 "MVP를 따로 노린 것은 아닌데, 경기를 하다보니 좋은 상을 받아 기쁘다"면서 "특히 외국인선수가 한동안 MVP를 못받았다는데, 내가 이번에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 프로농구는 언제나 팬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줘서 애정이 참 많이 간다. 최근 출전시간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코트에 있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잠실실내=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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