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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ACL진출을 노래하는 '주장'오승범-'부주장'송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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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범(왼쪽)과 송진형. 제주=박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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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범이형 집에 초대해주신다더니 불러주지도 않고." "네 형수가 맨날 너 잘생겼다고 그래서. 그래서 안부르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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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톰과 제리'가 떠올랐다. 무뚝뚝한 오승범(31)이 톰이라면, 장난끼 많은 송진형(25)이 제리였다. 질문 하나를 줄때마다 티격태격했다. 그렇다고 앙숙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둘은 누구보다 서로를 신뢰했다. 다음시즌 K-리그 3위와 FA컵 우승을 노리는 제주는 이들의 호흡에 운명이 걸려있다.

박경훈 감독은 올시즌 주장으로 오승범을, 부주장으로 송진형을 임명했다. 두 사람이 선수단 각 연령층의 충분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내린 선택이다. 오승범은 "갑작스럽게 들었다. 그동안 주장의 기회가 있었는데 피했다. 완장을 차고 팀을 이끌어야 하는게 부담스럽더라"며 "그래도 하게 됐으니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이제는 말도 좀 하고 싫은 소리고 좀 할 것이다"고 했다. 오승범은 과묵한 타입이다. 팀에서 한동진에 이어 두번째 고참이지만 선수들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하지 않는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후배들 입장에서는 대하기 어려운 선배 중 하나다. 나이가 어린 송진형을 부주장으로 임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린 선수들과 가교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송진형도 잘 알고 있었다. 송진형은 "나는 승범이형이 주장되기 전에도 친했고 장난도 잘쳤다. 어린 선수들과 다리를 놓으라는게 감독님의 생각이신 것 같다. 나머지는 전부다 승범이형한테 맡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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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외적으로 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도 이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오승범과 송진형은 제주 중원의 핵심이다. 올시즌 제주의 선수 구성을 보면 두 선수가 더블보란치(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게될 가능성이 높다. 역할에는 차이가 있다. 오승범이 궂은 일을 전담하는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라면, 송진형은 보다 공격적인 타입이다. 송진형은 오승범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송진형은 "승범이형과 함께하면 확실히 편하다. 내가 수비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많이 의지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5년은 더 뛰셔야죠?"라고 하자 오승범은 "나 힘들어"라고 웃으며 "그래도 400경기 출전과 송진형 붙박이 국가대표 만들기는 꼭 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의 올시즌 목표는 제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펼치는 팀이라는 이미지는 심었지만, 객관적으로 제주의 전력은 중위권으로 평가받는다. 오승범은 세간의 평가에 대해 반박했다. 오승범은 "축구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2007년 포항에 있을때도 간신히 간신히 6강갔는데,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하니까 우승까지 가더라. 제주도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송진형도 "중위권보다는 상위에 있을 것 같다. 작년에는 새로운 선수 많아서 손발 맞출 시간이 적었다. 올시즌은 작년 멤버 그대로 가는만큼 경기장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를 위해 오승범은 헌신적인 수비를, 송진형은 20개의 공격포인트를 목표로 했다. 경기장 밖에서도 관중동원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생각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오승범은 관중 1만5000명이 들어서는 날 특별한 이벤트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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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에서도 이들은 팀이 목표로 한 3위를 위해 3개의 손가락을 폈다.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새로운 주장-부주장의 존재는 제주의 가장 큰 힘이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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