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동메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강합니다."
'독도남' 박종우(24·부산)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박종우가 마지막 심판대에 올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징계위원회가 11일(이하 한국시각) 스위스 로잔에서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 심의를 개최한다고 4일 대한체육회에 전해왔다. 6개월여의 기다림에 종지부를 찍을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태국 촌부리에서 동계 전지훈련 중인 박종우는 관심이 집중되는 동메달 수여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기다리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도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힘을 주셔서 극복할 수 있었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다. 마지막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이어 "동메달을 받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그러나 못받게 되더라도 올림픽에서 얻은 것들이 더 많다. 메달보다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박종우가 메달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자신감이었다. 그는 "올림픽을 통해 강한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축구가 할 수 있구나', '나도 큰 무대에서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올림픽이 축구에 대한 열정을 다시 품게 해준 것 같다. 과거에는 발전과 노력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면, 이젠 올림픽에서 몸소 느꼈기 때문에 확실히 다른 감정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박종우는 지난해 8월 11일 영국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2대0 승리가 확정된 후, 관중석에서 한 팬이 건넨 '독도는 우리땅' 피켓을 들고 환호했다. IOC가 이를 문제 삼았다. '올림픽 시설이나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정치적인 행위나 언행, 선전활동을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헌장 50조를 위반했다고 했다. 박종우는 이튿날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메달 수여식에 홀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3일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2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41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주위에선 경징계라고 했지만 박종우에겐 스트레스였다. 이 스트레스로 살이 몰라보게 빠졌다고 고백했다.
과거는 과거일 뿐. 이제 다시 일어서야 할 때다. 박종우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큰 그림은) 당연히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막 A매치 데뷔전 치른 선수다. A대표팀에서 자리를 잡으려는 선수다. A매치 2경기 출전 정지는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에 따라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박종우는 야심가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시즌의 1단계는 다치지 않는 것이다. 박종우는 "K-리그를 통해 A대표팀에서 입지를 다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2단계는 경기력 향상이다. 그는 "조금은 더 희생해야 할 시기다. 그러나 내 스타일에서 빌드업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 나한테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 4년차가 된 박종우는 '독도남'이 아닌 다른 별명을 원한다. 그는 "'수비력이 좋고 활동량이 풍부하며 열정적인 선수다'라는 말을 꾸준히 듣고 싶다. 무게가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특히 가투소와 김남일(인천)처럼 '진공청소기'라는 나만의 별명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해외진출의 '청운의 꿈'도 품고 있었다. 박종우는 "단계를 밟아 가고 싶다. 발전의 기회가 주어지면 꼭 도전해보고 싶다. 시기의 문제다. 유럽으로 진출하면 얻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촌부리(태국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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