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는 4라운드까지 안양 KGC의 천적이었다. KT는 4차례의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KGC에 패하지 않을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KT는 1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73-86으로 완패를 당하며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KGC전에서 패하고 말았다.
유독 KGC만 만나면 강한 모습을 보였던 KT가 5라운드 맞대결에서 완패를 당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합계 40분 동안 3득점 1어시스트 4파울을 합작하며 사실상 아무런 활약도 보이지 못한 포인트가드 김명진과 김현중의 부진 때문일까? 아니면 노장 서장훈의 부상 결장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45득점을 합작한 김태술과 파틸로를 막지 못해서일까?
물론 김명진과 김현중의 부진도, 서장훈의 부상 결장도, 김태술과 파틸로를 막지 못한 것도 KT의 패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지만 KT가 11일 경기에서 패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에이스 제스퍼 존슨의 부진 때문이라 볼 수 있다.
KGC와의 앞선 4차례 맞대결에서 평균 24.8득점을 올렸던 존슨은 이 날 15득점에 그쳤다. 특히 정교함을 자랑하던 그의 3점포는 5개 중 단 1개만 림을 갈랐다. 반면에 KGC의 외국인 선수 후안 파틸로는 26분 26초 동안 27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존슨의 활약을 초라하게 만들었다. 결국 KT는 KGC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존슨이 침묵을 지키면서 KGC에 첫 패배를 당한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존슨의 득점력이 비단 KGC전에서만 큰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까지 41경기를 치른 존슨의 경기별 득점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통계치가 나온다. 그것은 바로 존슨이 21득점 이상을 기록했느냐, 아니면 20득점 이하를 기록했느냐로 갈린다.
현재까지 제스퍼 존슨은 17경기에서 21득점 이상을 기록했고 24경기에서 20득점 이하를 기록했다. 놀라운 것은 존슨이 21득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에서 KT가 무려 13승 4패 승률 0.765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존슨이 21득점 이상을 올린 경기만 따진다면 KT의 성적은 SK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반면에 존슨이 20득점 이하에 머문 경기에서 KT의 성적은 4승 20패 승률 0.167에 불과하다. 존슨이 20득점 이하에 머문 경기만 따지고 본다면 KT의 성적은 승률 0.225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전주 KCC보다 아래에 위치한다.
간략히 요약하자면 존슨이 21득점 이상을 기록하는 경기에서는 대부분 KT가 승리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고 반대로 존슨이 20득점 이하에 머무는 경기에서는 대부분 KT가 패한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사실상 존슨의 당일 컨디션, 야투 정확도 등에 따라 KT의 승패가 정해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KT가 11일 KGC전에서 패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KBL에서 외국인 선수가 미치는 영향력은 실로 엄청난 것이 사실이다. KT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인 선수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다. 하지만 KT처럼 외국인 선수의 특정 점수대에 의해서 팀의 승패가 확연히 구분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만큼 이번 시즌의 KT는 전적으로 존슨 한 명의 득점력에 의지한 채 시즌을 치러나가고 있는 것이다.
존슨은 최근 4경기 연속 10점대에 머물렀다. 그리고 KT는 당연히 그 4경기에서 4전 전패를 당했다. 시즌 내내 KT를 이끌어 온 존슨의 체력은 점점 한계를 향해 치닫고 있다. 그리고 존슨의 체력적 문제가 커질수록, 존슨의 야투 난조가 심해질수록 KT의 성적도 아래로 향하고 있다.
특급 에이스를 한 명 보유하고 있는 것은 분명 엄청난 플러스지만 그 한 명의 활약여부에 따라 팀의 승패가 결정되는 것은 결코 긍정적이라 볼 수 없다. 6위에 머물고 있는 KT가 보다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 선수들의 득점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계속해서 존슨에게만 의지하는 경기를 펼칠 경우 KT는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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