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의 감독이 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엄청난 무게의 책임감을 두 어깨에 짊어지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자리다. 승장이 되면 그야말로 국민 감독이 되지만 좋지 못한 성적을 올리면 그동안 쌓아왔던 커리어가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자신이 감독으로서 꿈꿔왔던 최고의 팀을 꾸려보는 기회를 갖는 꿈의 자리이기도 하다.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NC의 연습경기가 열린 19일. 대표팀의 류중일 감독이 내놓은 라인업은 보는 이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했다. 투-타에서 모두 현재의 베스트 멤버라고 할 수 있는 라인업이었다. 이날 류 감독은 타자들의 타격감을 빨리 올리게 하기 위해 10명의 타자를 내세웠다. 팀에서 중심 혹은 톱타자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1번부터 10번까지 포진됐다. 이승엽-이대호-김태균이 클린업트리오로 이뤄졌다. 어느 경기에서도 볼 수 없었던 최강의 중심타선. 게다가 두산에서 3번 혹은 4번을 치던 김현수가 6번이었고, SK 부동의 3번타자 최 정은 7번으로 내려왔다. 넥센의 강력한 5번타자인 강정호가 9번타자가 됐으니 말 다했다.
타자들의 라인업을 본 투수들은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을 피했는데 그 뒤에 김현수가 나오고 그 뒤엔 또 최 정이 나오네. 우와. 진짜 시즌 때 이런 라이업으로 붙으며 투수들 깝깝하지"라며 쉬어갈 타자가 없다고 했다.
투수도 역시 한게임을 치르기 위한 최고의 투수들이 포진됐다. 선발 윤석민에 이어 서재응이 두번째 피처로 나오고 이후 손승락-정대현-박희수-오승환이 연달아 나왔다. 넥센의 최강 마무리 손승락과 '언히터블' 정대현, 역대 최다 홀드 신기록을 가진 박희수와 아시아 홀드 기록을 가진 오승환의 조합은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나오는 최상의 조합. 1대0으로 경기가 진행되도 전혀 뒤집힐 걱정이 안되는 마운드다.
만약 이들이 한팀으로 리그를 치를 수 있다고 할 때 이들 16명 꿈의 선수들에게 지급해야하는 연봉 총액은 무려 99억8000만원. 거의 100억원이다. 어깨 부상으로 아직 송구가 힘든 이용규(연봉 3억4000만원)가 손아섭(2억1000만원)이나 전준우(1억5000만원) 자리에 들어갔다면 100억원을 넘겼을 것이다. 이승엽(8억원)-이대호(2억5000만엔·약28억8000만원)-김태균(15억)의 클린업 트리오만 해도 약 51억8000만원이 필요하다.
류 감독으로선 시즌 때 이런 라인업으로 경기를 못하는 것이 아쉽겠지만 연습경기라도 치렀으니 기분이 좋을 터. 그러나 이렇게 최고의 선수들이 나왔음에도 대표팀은 아쉽게도 첫 연습경기의 한계를 드러내며 NC에 1점도 뽑지 못하고 0대1로 패했다.
이들이 베스트 컨디션으로 나설 경기를 상상해보면 기대가 될 수 밖에 없는 WBC다.
타이중(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꿈의 라인업(19일 WBC대표팀 선발) 16명 연봉 총액
타자(10명)=77억7000만원(평균 7억7700만원)
1번 정근우 5억5000만원
2번 손아섭 2억1000만원
3번 이승엽 8억원
4번 이대호 2억5000만엔(약 28억8000만원)
5번 김태균 15억원
6번 김현수 3억1000만원
7번 최 정 5억2000만원
8번 강민호 5억5000
9번 강정호 3억원
10번 전준우 1억5000만원
투수(6명)=22억1000만원(평균 약3억6800만원)
윤석민 3억8000만원
서재응 3억5000만원
손승락 2억6000만원
정대현 5억원
박희수 1억7000만원
오승환 5억5000
합계 99억8000만원(평균 6억24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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