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눈에도 류현진의 라이브피칭은 'Very Good'이었다.
'LA 몬스터' 류현진이 20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에서 진행중인 LA다저스의 스프링캠프에서 처음 라이브피칭을 소화했다. 현지 언론의 이목이 집중됐고, 다저스의 돈 매팅리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 구단주 특별고문으로 스프링캠프 지도에 나선 다저스의 전설 샌디 쿠팩스까지 류현진의 공 하나 하나에 시선을 모았다.
"우리에겐 8명의 선발투수가 있다"며 류현진의 기용법에 대해 함구해오던 매팅리 감독도 이날 만큼은 류현진의 피칭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시종일관 고개를 끄덕였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류현진에 대한 질문을 받자 표정이 환해졌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좋은 공을 던졌다. 날카로운 직구에 체인지업은 정말 좋다. 커브도 나쁘지 않았다"며 "쿠팩스가 뒤에서 류현진의 피칭을 지켜봤다. 그의 커브에 대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현재 류현진의 적응 속도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매팅리 감독은 "사실 통역을 통해 대화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잘 적응해가고 있다"며 "류현진은 언제나 자신감이 있다. 다른 선수들에게 뒤쳐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자신감 있게 보이려 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어나 문화 적응 문제가 있음에도 분명 그는 스스로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이날 잭 그레인키에 이어 라이브피칭을 소화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의 관심은 그레인키가 아닌 류현진을 향해 있었다. 그레인키는 지금껏 빅리그에서 기량이 검증된 투수지만, 류현진은 그들에게 '신인'이나 다름없다. 훌륭하게 라이브피칭을 끝내자 현지 취재진은 매팅리 감독에게 집중적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한 기자가 "어떤 투수와 비교할 만 하냐?"는 질문을 던졌다. 매팅리 감독은 잠시 고민하더니 데이빗 웰스의 이름을 꺼냈다. 지난 1987년 데뷔한 웰스는 2007년 은퇴하기까지 21년간 통산 239승157패 평균자책점 4.13 탈삼진 2201개를 기록한 '뚱보 투수'다. 류현진과는 같은 좌완에 체형부터 비슷해 현지 언론에서 자주 비교대상으로 꼽혀왔다.
매팅리 감독은 "체형도 비슷하고, 둘 다 공을 아주 쉽게 던진다. 또 류현진은 웰스와 같은 공은 아니지만, 좋은 변화구를 던진다. 무엇보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비슷한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한참을 고민하다 "비교하기 힘든 것 같다. 최근 수년간 본 공 중에 정말 좋은 체인지업"이라며 웃었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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